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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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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4월 26일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의 새로운 홈구장으로 문을 연 ‘쿠어스 필드’ 얘기다.
이 구장이 타자에게 유리한 것은 해발 1560m의 고지대에 위치한 덕분이다. 공기저항이 적어 타구가 날아가는 거리가 늘어나는 반면 투수들의 변화구는 밋밋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최근 몇 년 동안 홈런이 뜸해졌다. 투수들의 성적도 덩달아 좋아졌다. 올 시즌 콜로라도는 23일 현재 피홈런 107개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적게 홈런을 맞았다. 2004년 6.27이던 팀 평균자책은 지난해 5.18, 올해는 4.08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 전체 4위의 기록. 스코어 1-0으로 끝난 경기는 구단 설립 이후 4차례 나왔는데 모두 최근 14개월 이내의 일이다.
뉴욕타임스가 그 원인을 찾아 나섰다. 최근 ‘투고타저(投高打低)’의 주요 원인이 콜로라도 구단 측이 5년 전 도입한 ‘특별한 공 저장고’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구장 클럽하우스 뒤편 깊숙한 곳에서 두꺼운 철문의 방을 찾아냈는데 이는 내부 공기를 섭씨 21도, 습도를 50% 상태로 유지하도록 맞춰져 있는 경기구 저장고였다. 이 저장고는 구장의 건조한 공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며 리그의 공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이 저장고가 ‘투고타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콜로라도 불펜 투수 마이크 드잔은 “예전에는 마치 당구공 같았던 공이 지금은 손에 착착 감긴다”고 표현했다. 또 1980년대 말 예일대 물리학과의 실험에 따르면 습도 100% 상태에서 일정 기간 보관한 야구공은 탄성이 줄어들어 보통 90m를 날아가는 타구의 비거리가 7.5m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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