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후반기 첫 경기서 30호 솔로포…팀은 패배 아쉬움

  • 입력 2006년 7월 2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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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이승엽이 25일 히로시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6회 솔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이날 홈런으로 이승엽은 시즌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도쿄=연합뉴스
요미우리 이승엽이 25일 히로시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6회 솔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이날 홈런으로 이승엽은 시즌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도쿄=연합뉴스
한국의 ‘국민 타자’를 넘어 일본의 ‘홈런왕’으로 우뚝 선 이승엽.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4번 타자 이승엽이 후반기를 홈런과 함께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승엽이 25일 도쿄돔에서 열린 히로시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6회 상대 선발 오다케 간을 상대로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작년 롯데에서 30홈런을 친 데 이어 2년 연속 30홈런. 이날 홈런으로 한국에서 324개, 일본에서 74개를 친 이승엽은 한일 통산 400홈런에도 2개만 남겨 두게 됐다. 한편 일본 프로야구 양 리그를 통틀어 이날 시즌 첫 30홈런 고지에 오른 이승엽은 센트럴리그 홈런 2위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와의 격차를 8개로 벌렸다. 도쿄=연합뉴스
한국의 ‘국민 타자’를 넘어 일본의 ‘홈런왕’으로 우뚝 선 이승엽.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4번 타자 이승엽이 후반기를 홈런과 함께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승엽이 25일 도쿄돔에서 열린 히로시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6회 상대 선발 오다케 간을 상대로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작년 롯데에서 30홈런을 친 데 이어 2년 연속 30홈런. 이날 홈런으로 한국에서 324개, 일본에서 74개를 친 이승엽은 한일 통산 400홈런에도 2개만 남겨 두게 됐다. 한편 일본 프로야구 양 리그를 통틀어 이날 시즌 첫 30홈런 고지에 오른 이승엽은 센트럴리그 홈런 2위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와의 격차를 8개로 벌렸다. 도쿄=연합뉴스
“우리아빠 최고”이승엽의 시즌 30호 홈런이 터진 순간 경기를 지켜보던 아내 이송정 씨가 아들 은혁 군을 안고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우리아빠 최고”
이승엽의 시즌 30호 홈런이 터진 순간 경기를 지켜보던 아내 이송정 씨가 아들 은혁 군을 안고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전반기를 끝낸 19일. “시즌 30홈런, 한일 통산 400홈런이 눈앞이다. 기록 달성을 의식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승엽(30·요미우리)은 담담했다. “전혀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 그는 “아픈 곳도 없고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전반기에 하던 대로만 하면 후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했다. 4번 타자로서의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후반기가 시작된 25일. 말 그대로였다. 이승엽은 평소대로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아주 손쉽게 ‘아홉수’를 벗어나 대망의 3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작년 롯데 시절 총 136경기 중 117경기에 출전해 30홈런을 기록했던 이승엽은 올해는 89경기 출전 만에 30홈런 고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 무대 2년 연속 30홈런. 또 한일 통산 400홈런에도 2개차로 다가섰다.

이날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와의 경기에서 0-2로 뒤진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이승엽은 상대 선발 오다케 간의 바깥쪽 빠른 직구(144km)를 밀어 쳐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5m짜리 솔로 홈런.

15일 야쿠르트전 이후 열흘 만에 대포를 쏘아 올린 이승엽은 센트럴리그 홈런 2위 무라다 쇼이치(22개·요코하마)를 8개차로 따돌렸다.

이승엽은 30개의 홈런 가운데 반이 넘는 무려 17개를 도쿄돔에서 터뜨려 홈 팬에게 확실한 서비스를 했다. 또 삿포로돔 3개, 나고야돔 2개, 인보이스돔 1개 등 모두 23개의 홈런이 돔구장에서 나왔다.

또한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20개, 왼손 투수를 상대로 10개의 홈런을 쳐냈다. 30홈런 가운데 솔로 홈런은 20개, 2점 홈런은 9개, 3점 홈런은 1개였다. 만루 홈런은 없었다.

한편 이승엽은 이날 8회 말에는 왼손 투수 다카하시 겐을 상대로 1루 베이스를 맞고 튀어 오르는 타구를 쳐낸 뒤 2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 투혼도 보여 줬다.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타율은 0.326으로 좋아졌다.

이승엽은 홈런 직후 구단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완벽하게 맞았다. 30홈런이나 400홈런 등의 숫자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후반기 첫 경기인 이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여전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2-4로 패했다. 올 시즌 요미우리는 이승엽이 홈런을 친 날 12번을 이겼고 15번을 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오빠 밀어쳐’의 힘…2003년 56호때 아내 이송정씨의 유행어

“오빠, 밀어 쳐∼.”

이승엽(30·요미우리)이 한국 프로야구 삼성에서 한 시즌 아시아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던 2003년. 대기록 달성에 대한 욕심으로 이승엽의 스윙이 흐트러졌을 때였다. 야구에 관한 한 문외한이나 다름없던 아내 이송정(24) 씨는 어디에서 들었는지 “오빠, 밀어 쳐∼”란 애정 어린 당부로 응원했다. 한결 마음이 편해진 이승엽은 결국 그해 마지막 경기에서 56호를 쳐 냈고 이송정 씨의 말은 당시 유행어가 됐다.

밀어 치기가 중요한 것은 밀듯이 자연스럽게 쳐야 스윙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승엽 같은 강타자도 경기 전 타격 연습 때 공이 들어오는 코스에 따라 당겨 치기와 밀어 치기를 번갈아 연습한다. 밀어 치기가 잘될 때 그날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고.

이승엽이 대망의 30홈런을 친 25일 히로시마와의 경기. 이날 홈런 역시 밀어 치기에서 나왔다. 이승엽은 상대 선발 오다케 간의 5구째 직구가 바깥쪽으로 들어오자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결대로 밀어 쳤다.

겨우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단련된 하체와 허리힘이 뒷받침된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홈런(비거리 125m)으로 연결됐다.

올해 이승엽이 친 30개의 홈런 가운데 7개가 밀어 친 홈런이다. 중월 홈런은 5개, 당겨 친 우월 홈런은 18개다. 이만하면 좌우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타구를 보내는 ‘스프레이 히터’라고 할 만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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