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호 돌풍’…위어 가르시아 엘스와 공동3위

  • 입력 2006년 7월 2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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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보드 상단에 낯선 이니셜의 이름이 다시 한번 등장했다.

S.K HO.

그의 국적은 한국.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약하고 있는 허석호(33) 얘기다.

20일 잉글랜드 호일레이크의 로열리버풀GC(파72)에서 개막된 시즌 세 번째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인 제135회 브리티시오픈 1라운드.

세계 랭킹 100위에 불과하지만 일본 상금 랭킹 2위 자격으로 4년 연속 출전한 허석호는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3위에 올랐다(오후 11시 50분 현재). 공동 선두(5언더파 67타) 그레그 오언과 앤서니 월(이상 잉글랜드)과는 1타 차.

2002년 일본에 진출한 허석호는 일본인들이 ‘허(Hur)’를 잘 발음하지 못하자 성(性)을 ‘호(HO)’로 썼다. 또 이름 석호를 ‘서코(Seo Ko)’라고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자 S.K로 해버렸다.

그 후 S.K HO로 통하던 허석호는 2003년 브리티시오픈에 처음 출전해 3라운드까지 선두권을 질주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마지막 날 경험 부족으로 공동 28위에 머물렀다. 3년 전 돌풍을 재연할 기세인 그는 사실 이번 대회 출전 자체가 힘들 줄 알았다. 일본 상금 랭킹이 10위권 밖에 밀려나 있었기 때문. 하지만 브리티시오픈 출전 포인트가 걸린 지난달 말 일본 투어 미즈노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막차로 출전권을 얻었다. 미즈노오픈은 최근 4년 연속 예선 탈락했던 대회였기에 우승의 의미가 더욱 각별했다.

경기 후 허석호는 “퍼트가 잘된 덕분이다. 뛰어난 한국 여자선수들이 많지만 남자들도 잘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투어에서 통산 6승을 올린 그는 지난해 12월 결혼해 내년 2월이면 부인(석혜영 씨)이 출산하게 돼 더욱 훈련에 매달리고 있다. 가장으로서 어깨가 더 무거워져서다.

한편 간밤에 쏟아진 폭우로 딱딱하던 페어웨이와 그린이 부드러워지면서 핀을 노리는 과감한 공략이 가능해져 첫날부터 60타대 스코어가 쏟아졌다.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마이크 위어(캐나다) 등 강자들은 허석호와 동타로 첫 라운드를 마쳤다. 최경주(나이키골프)는 버디와 보기를 각각 4개씩 하며 이븐파 72타.

필 미켈슨(미국)은 3언더파 69타로 경기를 끝낸 반면 오후 조로 티오프한 지난해 챔피언 타이거 우즈(미국)는 주로 2번 아이언 티샷을 하면서 6번 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이븐파 72타를 기록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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