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침한 18번홀 ‘샛별’을 선택하다…US오픈 오길비 역전승

  • 입력 2006년 6월 20일 03시 01분


승자나 패자 모두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마지막 18번 홀(파4)이었다.

순간의 선택이 희비를 갈랐기 때문.

19일 미국 뉴욕 주 매머로넥의 윙드풋GC 서코스(파70)에서 끝난 시즌 두 번째 메이저골프대회인 제106회 US오픈.

메이저 3연승을 노린 필 미켈슨(미국)은 17번 홀까지 한 타 차 선두였으나 18번 홀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져 러프에 떨어진 뒤 레이업 대신 3번 아이언으로 무리한 세컨드 샷을 시도하다 나뭇가지에 맞고 다시 러프에 빠졌다.

세 번째 샷마저 그린 사이드 벙커에 깊이 박혔다. 벙커 샷은 그린을 넘기며 5온 1퍼트로 홀아웃.

미켈슨은 공동 2위(최종합계 6오버파 286타)로 밀려난 뒤 “난 참 바보였다”며 허탈해했다.

메이저대회에 57차례나 출전해 무관에 그친 콜랭 몽고메리(스코틀랜드)도 17번 홀(파4)에서 23m 버디 퍼트를 넣으며 공동선두가 됐으나 18번 홀 더블보기가 뼈아팠다.

172야드를 남기고 세컨드 샷이 짧아 그린 뒤 깊은 러프에 박혀 어렵게 3온한 뒤 11m 거리에서 3퍼트를 한 것.

이들이 ‘마지막 홀의 재앙’에 시달리는 사이 영국 왕족의 후손인 제프 오길비(호주)는 막판 4연속 파 세이브로 극적인 우승을 이끌었다.

17번 홀에서 5.5m 거리의 칩인 파를 잡은 데 이어 18번 홀에서는 어려운 내리막 1.8m 파 퍼트를 넣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안았다.

최종합계 5오버파 285타로 미켈슨, 몽고메리, 짐 퓨릭(미국)의 2위 그룹과는 1타 차.

호주 출신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81년 데이비드 그레이엄 이후 처음이며 우승상금은 122만5000달러.

제106회 US오픈 최종 성적
순위선수스코어
1제프 오길비+5285(71-70-72-72)
2짐 퓨릭+6286(70-72-74-70)
콜랭 몽고메리286(69-71-75-71)
필 미켈슨286(70-73-69-74)
5파드리그 해링턴+7287(73-69-74-71)
6비제이 싱+8288(71-74-70-73)
16데이비드 듀발+11291(77-68-75-71)
26어니 엘스+13293(74-73-74-72)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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