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월드컵]아직도 돈타령?… 토고 출전수당 갈등

  • 입력 2006년 6월 7일 03시 00분


작전인지… 갈등인지… 3일 열렸던 리히텐슈타인과의 평가전 이후 공식 훈련을 하지 않던 토고대표팀 선수들이 6일 숙소 옆 인조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토고 스트라이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뒤쪽 흰색 상의 입은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방겐=연합뉴스
작전인지… 갈등인지… 3일 열렸던 리히텐슈타인과의 평가전 이후 공식 훈련을 하지 않던 토고대표팀 선수들이 6일 숙소 옆 인조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토고 스트라이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뒤쪽 흰색 상의 입은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방겐=연합뉴스
한국의 2006 독일 월드컵 G조 첫 상대 토고가 선수들의 출전 수당 문제로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토고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5시 반(현지 시간) 방겐의 알고이 경기장에 훈련 스케줄이 잡혀 있었으나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에디 아멜 국제축구연맹(FIFA) 토고팀 미디어 담당관만 경기장에 나와 “로크 냐싱베 토고축구협회장이 곧 경기장에서 브리핑할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한 시간이 넘도록 냐싱베 회장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

아멜 담당관은 토고팀 관계자와 여러 차례 통화하더니 “협회장이 숙소에서 팀 관계자들과 회의 중”이라고만 전했다. 그는 개인적인 추측이라는 것을 전제로 “금전적인 문제 등 협의할 것이 많나 보다”라고 말했다. 이는 이날 외신의 ‘토고팀 출전 보너스 타결됐다’는 보도와 상반되는 것이다.

BBC스포츠는 냐싱베 협회장의 말을 인용해 “출전 수당으로 선수당 12만 유로, 게임당 이기면 3만 유로, 지면 1만5000유로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선수단은 이틀 연속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축구협회장은 취재진에게 먼저 인터뷰를 하겠다고 통보해 놓고는 나타나지 않는 등 선수단 내부 문제가 깔끔히 해결되지 못한 분위기다.

결국 한 시간 이상 선수단을 기다리던 취재진은 훈련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 오후 7시 토고팀의 숙소인 발터스뷜 호텔로 이동했다. 선수단은 호텔 뒤쪽 인조잔디 구장에서 비공개 훈련 중이었다. 토고 선수들은 23명 전원이 나와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토 피스터 감독과 함베르크 수석 코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선수단은 오후 8시 20분경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갔다.

방겐=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월드컵 역대 해프닝

토고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출전 수당 문제로 빈둥거린다고? 토고의 경우는 약과에 불과하다. 월드컵축구대회에서 돈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은 한둘이 아니다.

직전 대회인 2002 한일 월드컵 때 아프리카의 맹주 카메룬 선수들은 중간 기착지인 프랑스 파리의 공항에서 “출전 수당을 보장하라”며 경기가 열릴 일본행 전세기 탑승을 거부했다.

당시 선수들이 내건 액수는 1인당 4만6000유로(약 5600만 원)로 이는 카메룬 일반 직장인 연봉의 100배에 달하는 큰돈. 결국 카메룬 정부가 체육부 장관을 파리로 급파해 협상을 벌여 선수들은 당초 예정보다 나흘 늦게 본선 경기가 열리는 일본에 도착했다.

우루과이는 2002 월드컵이 끝난 뒤 홍역을 치렀다. 축구협회가 월드컵 본선 진출 보너스로 약속한 200만 달러를 ‘국내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며 주지 않자 선수들이 변호사를 선임해 협회를 상대로 소송하겠다고 나선 것. 브라질 선수들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보너스에 불만을 품고 유니폼의 스폰서 로고를 가리고 출전을 ‘감행’했다. 결과는 8강행 좌절.

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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