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팀의 주 공격수. 최근 국내에서 치른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이천수는 출국에 앞서 금발로 염색했던 머리를 은빛이 감도는 보라색으로 바꿨다. “잘해 보자는 뜻에서 염색했다”고 답했다. 그만큼 적극적이다. 하지만 그는 글래스고에 도착한 뒤 한 번도 ‘노란 조끼’를 입지 못했다. 노란 조끼는 아드보카트호에서 주전을 의미한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현재로선 갖은 추측만 나오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작은 문제’가 있다고만 했지, 그 문제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은 까닭이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천수의 체력이 고갈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전후반을 다 뛸 수 있는 체력이 아니어서 충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천수를 아껴 뒀다가 한국의 첫 상대인 토고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노르웨이전을 건너뛰고 가나전에만 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가나전은 토고전을 대비한 마지막 평가전이다.
한편으론 평소 튀는 행동을 자주 하는 이천수를 길들이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이천수는 대표팀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선수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아드보카트 감독이 말을 아끼는 가운데 독일 월드컵 ‘키 플레이어’ 이천수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글래스고=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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