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월드컵]‘선제골’ 설기현 “이제 체증 풀렸어요”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코멘트
선제골을 넣은 뒤 안정환(가운데) 박지성(오른쪽)과 일렬로 서서 끌어안고 있는 설기현. 연합뉴스
선제골을 넣은 뒤 안정환(가운데) 박지성(오른쪽)과 일렬로 서서 끌어안고 있는 설기현. 연합뉴스
“와∼.”

경기 시작부터 줄곧 굳어 있던 그의 얼굴은 후반 5분 헤딩으로 골망을 가르고 6만4000여 팬들이 열광적인 함성을 쏟아낸 뒤에야 활짝 펴졌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왼쪽 공격수 설기현. 골을 터뜨린 뒤 안정환과 박지성 이천수 등 동료 선수들과 얼싸안으며 활짝 웃었다. 2004년 7월 31일 아시안컵 8강전에서 골을 넣은 뒤 거의 2년여 만에 A매치에서 터뜨린 골.

사실 설기현은 23일 세네갈전 때 볼을 몰고 ‘역주행’하다 볼을 뺏긴 모습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나돌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볼을 줄 곳이 없어 뒤로 몰다가 어쩔 수 없이 뺏긴 것인데…. 팬들은 ‘실망스러운 플레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그의 아내가 인터넷에 ‘설기현의 아내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호소하기도 했다. 아내는 “실수한 부분에 대한 질책과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인신공격성 글이나 선수 존재 자체를 폄훼하는 글을 보고 있으면 아내로서 참 받아들이기 힘들고 상처도 받게 된다”고 썼다. 설기현은 이런 아내를 위로하며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독한 마음을 먹고 출전한 설기현은 경기 초반부터 오른쪽 이천수와 자리를 바꿔가며 공격의 맥을 이으려고 노력했다. 결국 후반 5분 이천수와 안정환으로 이어지는 볼을 끝까지 따라가 헤딩으로 골을 낚아냈다.

설기현은 “언제나 이기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열심히 뛰었고 골을 터뜨려 기쁘다”며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