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α]국내 전문가들이 본 하인스 워드&NFL

  • 입력 2006년 2월 8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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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를 즐기시나요.’

6일 열린 NFL 제40회 슈퍼볼에서 한국계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면서 국내에서도 NFL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일부 마니아층을 제외하곤 미국프로야구(MLB)나 미국프로농구(NBA)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서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 미식축구 너무 격렬해 한때 금지법 논의도

송영호(49) 대한미식축구협회 서울심판위원장은 “일본에 스모가 있는 것처럼 미국에는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가 있다”고 말한다.

영국의 럭비를 변형시켜 ‘미국에 맞게’ 정착시킨 미식축구는 미국의 개척자 정신과 궤를 같이하는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라는 것.

송 위원장은 “1900년대 초반 격렬한 경기 도중 선수가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의회에서 미식축구를 불법으로 규정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고 전진하는 미식축구야말로 진취적인 미국에 걸맞은 스포츠’라며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그 이후 부상의 위험을 줄이도록 장비를 개량하는 한편 엄격한 경기 규칙을 적용하게 되면서 스포츠맨십을 상징하는 국민 스포츠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런 미식축구의 최고수들이 모인 것이 NFL 무대. 그 두 축인 내셔널콘퍼런스(NFC)와 아메리칸콘퍼런스(AFC)의 챔피언이 한판 승부로 ‘왕중왕’을 가리는 슈퍼볼이 초미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슈퍼볼 시청자는 미국에서만도 약 1억33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전체 인구를 약 3억 명으로 잡았을 때 40% 이상이 빅매치를 즐겼다는 얘기다. 초당 TV 광고료가 8000만 원대에 이르는 것도 그리 놀랄 일만은 아니다.

● 워드 4월 한국 방문 때 기념 경기 추진

박경규(58·경북대 교수) 대한미식축구협회 회장은 “워드의 MVP 선정은 인간승리 그 자체”라며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오른 워드지만 와이드리시버라는 포지션이 러닝백 등에 비해 체력 소모가 덜한 만큼 몸 관리만 잘한다면 앞으로 8∼9년은 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척박한 토양의 한국 미식축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박 회장은 “정식 접촉을 통해 NFL이 허락한다면 4월 워드가 한국을 방문할 때 기념 경기 등을 열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 미식축구 인구는 2만여 명. 서울 부산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대학과 동호회 57개 팀이 활동 중이다. 1995년부터 매년 1월에는 대학리그와 사회인리그의 우승자가 통합 챔피언을 가리는 김치볼(Kimchi Bowl)이 열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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