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신세계 박은진(22)과 금호생명 강윤미(23). 오랜 방황의 세월을 끝낸 둘은 누구보다 7일 개막되는 여름리그를 손꼽아 기다렸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금호생명에 입단한 ‘얼짱 슈터’ 박은진은 이듬해 신세계로 트레이드된 뒤 지난해 여름 갑자기 은퇴했다. 부상과 주전 경쟁에서 밀려 상심이 컸던 것.
그래도 농구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입시 학원에서 농구 실기를 가르쳤고 올해 초엔 대구 동아백화점에서 주말에만 실업 선수로 뛰었다. 그러다 4월 주위의 권유에 신세계에 복귀했다. “성급하게 코트를 떠난 후회가 컸어요. 다시 한번 뛰고 싶었죠.”
이번 시즌을 앞두고 두 달여 동안 그 어느 때보다 훈련에 매달린 박은진은 지난달 시범경기 성격의 퓨처스리그에서 50% 가까운 높은 3점슛 성공률로 평균 15.4점을 넣었다.
신세계 외곽 공격을 책임질 박은진은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어요. 그동안 못 뛴 만큼 더 잘 할 거예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190cm의 대형 센터 강윤미는 박은진과 정반대로 신세계에서 금호생명으로 둥지를 옮겼다. 1999년 신세계에 입단한 뒤 적응 실패로 은퇴와 복귀를 반복하던 그는 2000년 신인왕에 올랐지만 2001년 다시 코트를 떠났다. 아마추어 경남체육회에서 농구를 하다 지난해에는 한 휴대전화 제조업체에서 1년 가까이 출하 담당 직원으로 하루 10시간씩 일을 했다.
고된 일 속에서 농구에 대한 열정이 살아난 끝에 올해 초 어렵게 금호생명에 재입단했다.
다부진 각오로 매일 야간 훈련을 하며 개인기를 키운 끝에 퓨처스리그에서 평균 20득점, 13리바운드를 올려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강윤미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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