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찬호 ‘100승―1’ 화이트삭스戰 6이닝 3실점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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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의 눈빛을 믿었다.”

3만6265명의 관중이 들어찬 30일 텍사스 알링턴 아메리퀘스트필드 구장.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5회말 텍사스의 공격이 득점 없이 끝나자 벅 쇼월터 감독은 고민에 빠졌다. 박찬호(32)를 6회에도 마운드에 세울 것인가.

사실 이날 박찬호의 투구는 불안했다. 1회부터 매회 주자를 내보냈다. 다행히 3회까지는 위기를 넘겼지만 1-0으로 앞선 4회 천적타자 A J 피어진스키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고 볼넷과 2안타를 맞고 2점을 더 줘 승부는 1-3으로 뒤집혔다.

바꿔야 할 상황. 하지만 박찬호의 눈빛에 매료된 쇼월터 감독은 6회까지 마운드를 맡겼고 텍사스 타선은 5회까지 3안타로 눌렸던 아메리칸리그 다승선두 존 갈랜드(8승 1패)를 상대로 6회말 마침표가 없는 맹타를 휘두르며 단숨에 7-3으로 역전시켰다.

박찬호가 시즌 5승(1패)과 함께 통산 99승 고지를 밟았다. 6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 6안타 3실점. 볼넷과 탈삼진은 4개씩 기록했다. 평균자책은 4.60.

행운이 깃든 승리였다. 6회초까지 공 104개를 던져 이제 더 이상 마운드에 설 수 없는 상황. 박찬호가 승리투수가 되기 위해선 6회말 공격뿐이었다.

기적 같은 반격은 이때 시작됐다. 선두타자 데이비드 델루치와 마이클 영의 연속 안타가 터지며 무사 1, 3루의 기회를 만든 텍사스는 마크 테이셰이라의 내야 땅볼로 1점을 따라붙었다. 알폰소 소리아노의 안타가 이어졌고 계속된 2사 1, 3루에서 케빈 멘치가 역전 3점 홈런을 날렸다. 텍사스는 이후에도 2점을 보태 6회에만 6점을 뽑으며 7-3으로 앞섰고 결국 12-4의 대승을 거뒀다.

박찬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케빈 멘치가 큰 선물을 했습니다. 아름답게 높이 멀리 날아가는 홈런타구를 바라보는 제 마음이 어땠는지 아십니까. 소름 끼치도록 시원했습니다”라고 썼다.

텍사스는 리그 최다인 8연승을, 박찬호가 선발로 나온 경기는 7연승을 달렸다.

박찬호는 다음 달 4일 약체 캔자스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6승 및 대망의 메이저리그 통산 100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한편 최희섭(26·LA 다저스)은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1회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보태 시즌 20타점과 통산 98타점을 기록했다. 구대성(36·뉴욕 메츠)은 플로리다와의 원정경기에서 2-1로 앞선 7회 무사 1, 2루에서 구원 등판했으나 카를로스 델가도에게 3점 홈런을 맞고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 평균자책은 3.29에서 3.95로 올랐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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