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임창용·김동주 “우리도 심정수 만큼…”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8시 10분


《4년간 최대 60억원의 국내 스포츠 사상 최고 대박을 터뜨린 프로야구 삼성 심정수(29). 그의 계약은 올 스토브리그의 핫이슈인 자유계약선수(FA) 임창용(28)과 두산 김동주(29)의 거취에 큰 영향을 미쳤다. 60억원은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임창용에겐 자존심이 걸린 마지노선이 됐고 김동주에겐 은퇴 의사 번복의 계기가 된 것. 이른바 ‘심정수 효과’다.》

▼“60억은 받아야” 日진출 멈칫…자존심 싸움 임창용

당초 기준은 지난해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 입단한 이승엽의 몸값. 이승엽은 삼성으로부터 4년간 100억원에 가까운 FA 계약을 제의받았다. 이에 따라 임창용은 원 소속 구단인 삼성과의 협상 기간에 국내에 남는다면 4년간 90억원은 받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운을 뗐다.

그러나 해외 진출의 경우에는 눈높이를 낮췄던 게 사실. 부친 임영치씨는 “창용이가 큰물인 메이저리그에서 국내 프로야구 출신 가운데 최초로 뛸 수 있다면 돈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임창용

미국에 비해 훨씬 나은 대우가 가능한 일본에선 신생팀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적극 영입 의사를 보이는 등 협상이 원활했다. 라쿠텐은 2년간 4억5000만엔(약 46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심정수가 대박을 터뜨리면서부터. 심정수의 예에 비춰 2년간 6억엔은 받아야겠다는 게 임창용의 생각. 이 바람에 거의 성사단계에 이르렀던 라쿠텐과의 협상이 시간을 끌고 있다.

미국 진출은 사실상 힘들 전망. 이에 따라 임창용은 국내 잔류 가능성마저 언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임창용이 심정수 이상의 몸값을 고수한다면 그를 껴안을 수 있는 유일한 구단인 삼성도 손을 들 수밖에 없어 보인다.

▼“2년뒤 FA대박 치련다”…은퇴 번복 김동주

김동주

“목표가 하나 생겼어요. 야구를 다시 하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선수가 될 거라고 내 자신과 약속했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하면 재미없잖아요.”

이는 25일 인터넷 팬카페 ‘네엔동(네버 엔딩 동주 스토리·cafe.daum.net/misterkim)’에 올라온 김동주의 글. 누구를 겨냥한 말인지 쉽게 그림이 그려진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두산 시절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심정수가 삼성 선수단과 상견례를 한 날.

김동주는 ‘네엔동 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드디어 제가 운동을 시작했어요”라고 말문을 연 뒤 “정말 미친 듯이 운동만 하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시 들어가는 날 멋진 모습으로 복귀하려 합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돌연 은퇴 선언을 한 뒤 한 달 이상 잠적해 있던 김동주가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 이달 초 팬카페 회원과 만난 자리에서도 “개인적인 일이 해결되기 전에는 복귀란 있을 수 없다”고 했던 그였다.

이런 그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은 올겨울 FA의 몸값 폭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 올해가 프로 7년째로 2년만 더 뛰면 FA 자격을 얻는 그로선 성적이나 몸값에서 심정수에 비해 전혀 뒤질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두산의 김태룡 운영팀장은 “가장 최근에 동주의 전화를 받은 게 2주 전이다. 하루 빨리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