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입은 호랑이' 우즈의 투혼

  • 입력 2004년 10월 1일 13시 54분


'상처입은 맹수'타이거 우즈(미국)의 투혼은 놀라웠다.

1일(한국시간) 아일랜드 토마스타운 마운트줄리엣GC(파72)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챔피언십(총상금 700만달러) 1라운드.

우즈는 심각한 등 근육 통증 때문에 첫 홀부터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샷을 할때 마다 괴로운 표정을 짓고 홀마다 한차례 이상 웅크리며 주저앉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결과는 공동8위(4언더파 68타). 마치 '꾀병'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선전했다.

전날 출전 포기 의사까지 내비쳤던 우즈는 이날 경기 도중 여러차례 전담캐디 스티븐 윌리엄스에게 등 부분을 마사지 받을 정도로 상태가 최악이었지만 대회 3연패를 향한 의지는 대단했다.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평균 280야드에 머물렀고 페어웨이도 자주 벗어났지만 그린 적중률 72%의 아이언샷과 홀당 평균 1.6타의 놀라운 퍼팅으로 버디를 6개나 잡아내며 분전했다.

1,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우즈는 다시 8,9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전반을 4언더파로 마쳤다.

하지만 컵 속에서 공을 꺼낼 때 허리조차 굽히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해지자 우즈의 샷도 흔들렸다. 11번홀에서 다섯 번째 버디를 낚아 한때 공동선두를 마크했던 우즈는 12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칠 때 오른쪽 다리가 크게 흔들리며 벙커에 빠트리고 말았다.

이 홀에서 첫 보기를 기록한 우즈는 17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지만 18번홀(파4)에선 티샷이 깊은 러프에 빠지는 바람에 4m짜리 파퍼팅에 실패했다.

한편 대회 조직위원회는 우즈가 경기를 중도에 포기해도 이 대회가 컷오프가 없이 치러지기 때문에 우즈의 132경기 연속 컷 통과 기록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올 브리티시오픈에서 '깜짝우승'을 차지했던 토드 해밀턴(미국)이 단독선두(6언더파 66타)에 나섰고 우즈와 함께 플레이를 펼친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허석호(이동수패션)와 나란히 공동38위(1언더파 71타), 양용은(카스코)은 공동 65위(3오버파 75타)로 첫 날 경기를 마쳤다.

이기우기자 keywoo@donga.com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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