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美·러 체면치레… 中·日 대약진

  • 입력 2004년 8월 30일 0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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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년 만에 고대 및 근대 올림픽 발상지에서 열린 2004 아테네 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감했다.

사상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202개국이 빠짐없이 참가한 데다 남북한 선수단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이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 입장, ‘인류의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다시 한번 구현한 뜻 깊은 대회였다.

▽절반의 성공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테러와 교통난, 각종 경기장 미비 우려는 지나친 기우였다.

대회 직전까지 공사판을 방불케 했던 메인스타디움은 개회식은 물론 폐회식까지 경기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해 냈고 ‘지붕없는 수영장’에선 세계신기록이 3개나 작성됐다.

하지만 교통난을 덜기 위해 4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8월 휴가철에 대회 일정을 잡는 바람에 선수는 물론 관중의 고통은 대단했다. 그로 인해 몇몇 인기종목을 제외하곤 썰렁한 경기장이 속출했고 대회 폐막을 나흘 앞둔 24일에야 입장권 판매 목표치인 340만장을 겨우 달성했다. 이는 670만장을 판매한 시드니대회의 절반 정도인 초라한 실적.

▽약물과 오심시비로 얼룩진 올림픽

‘클린 올림픽’을 선포했건만 역대 올림픽 사상 최악의 약물과 판정시비로 얼룩진 채 막을 내렸다.

개막 이전부터 ‘그리스 육상영웅’ 코스타디노스 케데리스의 도핑테스트 회피 의혹으로 시작돼 육상과 역도 복싱 등에서 금지약물 판정이 잇따랐다.

체조 남자 개인종합에서 억울한 동메달에 그친 ‘양태영 사건’ 등 잇따른 오심으로 대회 기간 중 퇴출된 심판이 4명이나 됐다.

▽세계스포츠계 판도의 변화

미국과 러시아 양강 체제가 붕괴되고 중국 호주 일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 때부터 종합순위 1, 2위를 번갈아 차지하며 세계 스포츠판도를 양분해온 미국과 러시아는 체면은 지켰지만 압도적인 우위는 이제 사라졌다.

특히 미국은 1996년과 2000년에 이어 종합순위 1위를 3연패했지만 금메달수가 가까스로 30개를 넘기는 데 그쳐 사상 최소를 기록했다.

한편 러시아는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수영 경영과 기계체조에서 단 1개의 금메달도 건지지 못하는 부진 끝에 중국에 이어 종합 3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중국의 도약은 세계 스포츠 판도를 뒤흔든 ‘태풍급’. 중국은 대회 중반까지 선두를 질주했고 이후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준 뒤에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대회 초반에 사격과 역도, 다이빙 등 중국의 강세 종목이 몰린 때문이라며 중국의 1위 질주를 ‘찻잔 속 태풍’이라던 시각이 없지 않았지만 카누와 테니스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는가 하면 육상에서도 금메달 2개를 거머쥐어 각국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아테네=특별취재단

◇아테네 올림픽 하이라이트

14일:중국 두리, 대회 첫 금메달 (여자 10m 공기소총)

15일:일본 노무라 다디히로, 유도 사상 첫 올림픽 3연패 (남자 60kg급)

16일:터키 하릴 무틀루, 3개 대회 연속 금 (역도 56kg급)

17일:일본 쓰카하라 나오야, 아버지 미쓰오에 이어 부자 올림픽 금메달 (남자 체조 단체)

18일:우크라이나 야나 클로츠코바, 여자수영사상 첫 같은 종목 2관왕 2연패 (개인혼영 200m, 400m)

19일:일본 기타지마 고스케, 수영 200m 우승으로 올림픽 2관왕 (평영 100m, 200m)

20일:미국 칼리 패터슨, 스베틀라나 호르키나(러시아) 꺾고 미국 선수로는 20년 만에 여자 체조 개인종합 금메달

21일:독일 랄프 슈만, 42세의 나이로 올림픽 3번째 금메달 (남자 25m 속사권총)

22일:미국 마이클 펠프스, 수영 6관왕 달성

23일:루마니아 엘리사베타 리파, 여자 조정에서 통산 5번째 금메달

24일:영국 켈리 홈스, 육상 여자 800m에서 세계 최강 마리아 무톨라(모잠비크) 누르고 우승

25일:케냐 에제키엘 켐보이, 육상 남자 3000m 장애물 금

26일:쿠바 야구,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

27일:폴란드 로베르트 코제니우스키, 50km 경보 올림픽 3연패

28일:중국 류샹, 세계타이기록으로 남자 100m 허들 금메달

29일:영국, 남자 400m계주에서 미국 아성 무너뜨리고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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