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신전을 접수하라” 美-中 대결 불꽃

  • 입력 2004년 8월 24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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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포츠 권력 이동의 전주곡인가.

2004 아테네 올림픽이 중반전을 넘어선 24일 현재 1위는 금메달 23개의 미국(오후 5시 현재). 하지만 순위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의 금메달 수도 23개다. 중국은 은메달(15개)과 동메달(12개) 수에서 미국(은 26, 동 17)에 뒤져 2위. 중국은 전날까지 미국을 제치고 1위였다.

폐막일인 30일까지 6일을 남긴 가운데 종합 우승은 미국과 중국의 싸움으로 좁혀진 셈이다.

미국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 스포츠의 제왕. 미국은 1896년 제1회 올림픽 이후 지금까지 통산 13번의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중국은 4년 전 시드니올림픽 3위가 역대 최고 성적. 그동안 ‘아시아의 맹주’에 만족했던 중국이 2008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국가차원의 대대적인 투자로 아테네 올림픽에서 마침내 ‘떠오르는 해’로 급부상한 것.

앞으로 최대 메달밭 육상(금메달 46개)에서 본격적으로 금메달을 수확할 예정인 미국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중국의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역도, 레슬링, 복싱 등에서 추가 메달을 기대할 수 있어 선두자리를 놓고 미국과 시소게임을 이어갈 전망. 중국은 지금까지 역도(5개), 사격(4개), 탁구, 배드민턴, 다이빙(이상 3개) 등에 걸쳐 골고루 금메달을 수확했다.

반면 미국은 대회 개막 이후 내내 중국에 밀리다 수영 경영에 걸린 32개의 금메달 중 12개를 쓸어 담은 21일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이 같은 중국의 눈부신 성장에 가려 빛을 잃은 국가가 바로 러시아다.

구 소련 시절부터 통산 7번의 종합 우승에다 최근 두 차례 연속 준우승하며 미국의 ‘슈퍼 파워’에 맞섰던 러시아는 24일 현재 금메달 6개로 10위권 밖(11위)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고 있다.

뜻밖의 성적 부진에 내분 양상도 심각하다. 러시아 체육계의 거두인 바체슬라프 페티소프 크렘린궁 스포츠 담당보좌관은 이날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우리 선수들의 모습은 실망 그 자체”라는 논평을 냈다.

페티소프 보좌관은 또 “러시아 정부는 엄청나게 많은 돈을 올림픽 준비에 썼는데 도대체 이것이 효율적인 투자였는지 의문”이라며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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