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테올림픽]이봉주 신발, 스펀지냐 우레탄이냐

  • 입력 2004년 8월 24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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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밑창 신발’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일본 아식스사의 마라톤화 전문가 미무라 히토시.-아테네=양종구기자
‘스펀지밑창 신발’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일본 아식스사의 마라톤화 전문가 미무라 히토시.-아테네=양종구기자
日 여자마라톤 우승자 “난코스에 길바닥 뜨거워 스펀지 유리”

신발 후원업체, 스펀지화 전달… 오인환감독 “당일에 결정 ”

23일 열린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노구치 미즈키(26)는 약 두 달 전 마라톤화를 전격적으로 바꿨다. 스폰서업체인 아식스의 미무라 히토시 마라톤화 전문가(56)와 아테네 클래식코스를 답사한 뒤 그동안 신었던 ‘우레탄 밑창 신발’보다 충격을 잘 흡수하는 ‘스펀지 밑창 신발’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

스펀지 밑창 신발은 내리막에서 발에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후반 25km 이후 쌓일 수 있는 피로를 줄여줄 수 있다는 판단. 마라톤 클래식코스는 오르막이 많은 코스로 악명이 높지만 사실은 코스 중간 중간에 짧은 내리막도 많다. 특히 32km 이후엔 일부를 제외하고는 내리막.

이봉주 마라톤화
스펀지바닥 소재우레탄
137g무게157g
가볍고 충격 흡수가 잘돼 지구력을 요구할 때 효과적특징바닥이 비교적 딱딱하지만 마찰력이 뛰어나 스피드를 낼 때 효과적
1cm²당 1초에 410cc공기 투과율1cm²당 1초에 410cc
이봉주의 발
왼발

오른발
253.9mm길이249.5mm
0.2도기울기(안쪽 쏠림 현상)2.7도

오르막 때 발에 받는 충격은 체중의 2.7배. 하지만 내리막 때는 그 두 배에 가까운 4.5배나 된다. 게다가 섭씨 35도가 넘는 땡볕에선 아스팔트 온도가 40도나 돼 발바닥에 전달되는 열 또한 높아진다.

스펀지 밑창 신발은 충격 흡수뿐만 아니라 이러한 열 차단에도 효과적이다. 노구치는 우승 후 “난코스에 길바닥이 뜨거웠지만 신발이 편안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레탄 밑창 신발은 마찰력이 좋아 스피드를 내는 데 스펀지 밑창 신발보다 유리한 것도 사실. 막판 선두그룹에서 스퍼트할 땐 우레탄 밑창 신발이 낫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봉주(34·삼성전자)는 아직 어떤 것을 신고 뛰어야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오인환 감독은 “경기 당일 상황을 보고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봉주는 이미 우레탄과 스펀지 밑창 신발을 각각 2켤레를 받아 번갈아 신으며 훈련해 왔다.

미무라씨는 “이봉주와 노구치는 보폭이 넓은 스트라이드주법을 쓰는 점에서 닮았다. 이봉주도 노구치가 신었던 마라톤화를 신으면 32km 이후 이어지는 내리막에서 훨씬 편안한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어떤 밑창의 신발이든 이번에 이봉주가 신고 뛸 신발은 내부 소재를 cm²당 1초에 410cc의 공기가 통과되게 만들어 신발 내부의 온도를 최대한 떨어뜨렸다. 2000 시드니 올림픽 여자마라톤 금메달리스트 다하카시 나오코가 신었던 것보다 공기 통과율을 11%나 향상시킨 것. 또한 신발 무게를 10g 줄이면 42.195km를 뛸 때 에너지를 265kcal 줄일 수 있어 무게도 최대한 줄였다. 결국 이 같은 철저한 분석은 노구치의 금메달로 이어졌다.

이봉주는 2002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때도 아식스의 권유로 그동안 신었던 마라톤화보다 5mm가 큰 것을 신고 2연패에 성공했다.

아테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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