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천적에 또 물린 ‘양궁 여왕’ 윤미진

  • 입력 2004년 8월 19일 02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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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위안수츠.’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도 ‘천적’은 있는 법일까.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양궁 여자개인전 2관왕 2연패를 노리던 윤미진(21·경희대·사진)이 위안수츠(대만)에게 또다시 덜미를 잡혔다.

18일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테네 올림픽 양궁 여자개인전 8강전. 3엔드(3발이 1엔드)까지 스코어는 80-81. 예상외로 세계랭킹 1위 윤미진이 위안수츠에게 밀렸다.

하지만 4엔드 첫 발을 10점을 쏴 9점을 쏜 위안수츠와 동점. 이제 두 발 남았다. 윤미진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활을 날렸으나 8점 과녁에 꽂히고 말았다. 반면 위안수츠는 9점.

흔들린 윤미진은 마지막 한 발을 7점을 쏴 결국 2점차로 패했다. 이 바람에 올림픽 2관왕 2연패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위안수츠는 세계랭킹 26위에 불과하지만 한국 선수에게 유독 강하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도 준결승에서 윤미진을 113-106으로 물리쳤고 결승에선 김문정을 110-104로 꺾고 우승한 주인공이다.

서오석 여자대표팀 감독은 “막판에 바람이 불 때 오조준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너무 성급하게 활을 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윤미진은 경기가 끝난 뒤 내내 고개를 들지 않았다.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한국 교민 김윤정씨의 “힘 내세요”라는 말에 간신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아테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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