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한국선수들 ‘눈물’ 없어졌다

  • 입력 2004년 8월 18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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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따건 못따건… 우는모습 많이 줄어

예전처럼 메달을 땄다고, 또 못 땄다고 눈물을 보인 선수는 거의 없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의 금메달 물꼬를 튼 유도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3·마사회). 그는 우승이 확정되자 관중석으로 뛰어 올라가는 메달 세리머니를 했다. 그가 맨 처음 포옹을 나눈 이는 부모가 아닌 모교 용인대의 김정행 총장. 이를 두고 주위에선 “이원희가 장차 교수 꿈이 있나 보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이원희는 또 공식 인터뷰에서 “여자친구가 생기면 사랑을 하게 되고 그러면 아무래도 냉정함이 사라질 것 같아 아직 여자친구를 만들지 않았다”고 말해 외신기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권총 50m의 진종오(25·KT)는 “슬프다”고 말문을 열었지만 “와일드카드를 받아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어 운이 좋았다”며 애써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

사격 여자 트랩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건 이보나(23·국군체육부대)도 “변경수 감독께서 꼴찌만 면하라고 했는데 뜻밖의 메달을 땄다. 꿈만 같고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메달에 머문 유도의 최민호(24·창원경륜공단)는 “열심히 했으니까 후회는 없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비록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한국 올림픽 수영 사상 처음으로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본선에 올라 7위를 차지한 19세 소녀 남유선(서울대)은 시종 생글거리는 얼굴에 기자들 뺨치는 화술로 인기를 독차지했다. 반면 북한 선수단은 여전히 성적에 일희일비하는 모습. 북한의 유도영웅 계순희는 결승에서 패하자 눈물을 터뜨렸고 퉁퉁 부은 얼굴로 시상식에 나왔다.

진종오에 이어 권총 50m에서 동메달을 딴 북한의 김정수는 “모든 선수가 금메달을 따러 오는데 어떻게 만족할 수 있느냐. 우리는 은메달이나 동메달은 장려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아테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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