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초반 ‘우수수’ 체면구긴 스타들 vs ‘깜짝 메달’ 떠오르는 10대

  • 입력 2004년 8월 18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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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었으면…”

수영 포포프-테니스 페더러-배드민턴 린 단 줄줄이 탈락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잇달아 쓴잔을 마시며 체면을 구겼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시작으로 그동안 남자 수영 자유형 50m와 100m 부동의 1위를 지켰던 알렉산데르 포포프(32·러시아)가 18일 열린 100m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도 흐르는 세월은 막지 못한 것이다.

포포프의 예선 탈락은 ‘인간어뢰’ 이언 소프(호주)까지 “100m 자유형 하면 언제나 포포프를 생각할 정도였는데…”라며 충격에 빠졌을 정도의 빅뉴스.

테니스 코트에서도 톱 랭커들이 줄줄이 물을 먹었다.

세계랭킹 1위로 톱시드를 받은 로저 페데러(스위스)가 남자단식 2회전에서 랭킹 79위의 토마스 베르디흐(체코)에게 1-2로 역전패하며 16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에 앞서 전 세계랭킹 1위 구스타부 쿠에르텐(브라질)이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니콜라스 마수(칠레)에게 패하는가 하면 ‘스커드 미사일’ 마크 필리포시스(호주)도 올리비에 로커스(벨기에)에게 역전패했다.

또 태국의 테니스 영웅 파라돈 스리차판도 요아킴 요한슨(스웨덴)에게 0-2로 무릎을 꿇었고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와 랭킹 2위 앤디 로딕(이상 미국)은 남녀 복식 1회전에서 각각 무너졌다.

배드민턴 남자 단식에서는 세계랭킹 1위 린단(중국)이 시드도 받지 못한 싱가포르의 로널드 수실로에게 0-2로 패해 탈락했고 여자 단식에서는 2000 시드니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카밀라 마르틴(덴마크)이 트레이시 핼럼(영국)에게 무릎을 꿇었다.

8강에서 무너진 혼합복식 랭킹 1위 김동문-나경민조의 탈락도 이변 중의 이변.

한편 미국 남자농구 드림팀은 16일 푸에르토리코전에서 19점 차로 대패하며 명성에 먹칠을 했다.

‘누가 이 기분을 알리오.’ 미국에 108년 올림픽 출전사상 첫 펜싱 금메달을 안긴 자그니스가 18일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이 확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아테네=AP연합

“꿈은 아니죠?”

펜싱 자그니스 대타출전 金… 일리아디스-코벤트리도 기염

그리스 축구가 홈에서 열린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조 예선 문턱조차 넘지 못한 18일. 유럽축구 챔피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그리스 국민들은 그나마 일리아스 일리아디스(17·유도 남자 81kg급)의 예상치 못한 금메달 낭보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일리아디스처럼 ‘뜻밖의 메달’로 자국 국민들에게 올림픽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 선수들이 화제다.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우승자 마리엘 자그니스(19·미국), 수영 여자 배영100m 은메달과 개인혼영 2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커스티 코벤트리(19·짐바브웨) 등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모두 무섭게 성장하는 10대라는 것도 공통점.

그리스에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안긴 일리아디스는 남자유도 사상 역대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도 안았다. 1년 전까지 73kg급 선수였던 일리아디스는 올 들어 체급을 올린 뒤 지난 5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유도 천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자그니스도 이날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전 세계챔피언 탄슈(중국)를 15-9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미국이 펜싱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올림픽 출전 108년 만에 처음.

당초 출전권을 얻지 못했던 자그니스는 나이지리아가 지역할당 본선 티켓을 포기하는 바람에 운 좋게 올림픽에 나서 대어를 낚았다.

코벤트리는 짐바브웨에 올림픽 수영 출전 사상 첫번째와 두번째 메달을 한꺼번에 선사했다.

수영 코치인 조부모와 수영선수로 활약했던 부모 등 수영 가족에서 태어난 코벤트리는 지난 2001년 미국으로 가 앨라배마주 오번대학에서 3년 동안 외로운 유학생활을 하며 수영 실력을 닦았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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