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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8월 17일 2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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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스타 커플 김병주(36·공군사관학교 교수·사진 오른쪽)-김미정씨(33·용인대 교수) 부부의 행복한 푸념이다. 남편 김병주씨는 방송해설자로, 부인 김미정씨는 국제심판으로 나서고 있는 것.
이들 부부는 유도 경기장에 있지만 함께 식사 한 적이 한번도 없을 정도. 스케줄이 다르고 유도장에서 출입구역도 분리돼 있어 가끔 먼발치에서 눈인사만 나눈다. 숙소도 남편은 취재진 전용의 미디어 빌리지에 있으며 부인은 심판진의 신변 안전과 판정 시비를 없애기 위해 철저하게 격리된 호텔에 머물고 있다. 안부도 휴대전화로 묻는다.
그래도 나름대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선수 시절 풍부한 경험을 살려 생생한 해설을 전달하는 남편은 후배들이 초반 노골드에 그치자 징크스를 깨기 위해 면도도 안하고 계란도 안 먹으며 응원을 했다. 25명의 국제심판 가운데 ‘홍일점’으로 올림픽 무대에 데뷔한 부인도 공정한 판정으로 호평을 받았다. 60kg급 결승 주심을 맡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것.
김병주씨는 “아내가 처음 올림픽 심판을 봐 나까지 긴장했는데 여성 특유의 섬세한 판정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은근히 아내 자랑을 했다.
이들 부부의 올림픽 동반 참가는 이번이 4번째. 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선 나란히 선수로 출전해 남편은 동메달, 부인은 금메달을 따냈다. 94년 결혼 후 96년 애틀랜타 대회 때는 부인이 방송해설을 맡은 남편을 따라갔다. 2000년 시드니대회에선 둘 다 방송해설. 출국할 때와 달리 같은 항공편으로 22일 귀국하는 이들 부부는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아테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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