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8월 17일 20시 4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본 ‘세기의 대결’은 싱겁게 끝났다. 소문만 난 잔치였고 빈 수레만 요란했다.
17일 올림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자유형 200m 결선. 접영과 개인혼영이 주종목인 펠프스는 자유형 세계기록 3개를 보유한 소프에겐 역부족이었다.
야외 수영장에서 강풍 속에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소프는 1분44초71의 올림픽기록(종전 1분45초35)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한 반면 펠프스는 동메달(1분45초32)에 그쳤다.
특히 펠프스는 50m 턴 지점에서 소프에 1초 이상 뒤진 3위로 처져 레이스는 초반부터 긴장감을 잃고 말았다.
이에 대해 시드니헤럴드의 지미 레이닝 기자는 “세기의 대결 운운은 미국 언론이 만들어낸 그럴듯한 드라마에 불과했다. 알만한 사람은 모두 소프가 이길 것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계영 400m에서 동메달에 그치는 바람에 일찌감치 8관왕 기회를 놓쳤던 펠프스는 이날 소프에 패배함으로써 72년 뮌헨올림픽에서 ‘전설적인 수영영웅’ 마크 스피츠(미국)가 수립한 단일 대회 최다관왕(7관왕) 타이기록조차 물 건너갔다.
따라서 펠프스는 소프와의 이번 대회 최다관왕 경쟁으로 목표를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는 형편.
이날 현재 펠프스는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 소프는 금메달만 2개. 펠프스와 소프가 도전할 남은 종목 수는 각각 5개와 4개. 이에 따라 대회 막판까지 두 선수의 다관왕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펠프스는 이날 경기 후 “역대 최강의 자유형 주자 2명과 대결한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스피츠의 7관왕은 역시 수영 역사상 최대 업적인 것 같다”고 자신의 한계를 시인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