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메이저 32강 '두번째' 진출

  • 입력 2004년 5월 28일 0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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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2000.’

메이저 16강의 신화가 다시 한번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28·삼성증권). 거듭된 시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그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테니스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32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랭킹 123위 이형택은 27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남자단식 2회전에서 세계 99위로 와일드카드인 올리비에 파티앙스(프랑스)를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채 1시간48분 만에 3-0(6-4, 6-4, 6-3)으로 간단히 눌렀다.

이형택은 이로써 2002년 US오픈에서 4회전(16강)에 진출한 뒤 12번째 메이저대회 출전 끝에 생애 두 번째로 3회전 무대를 밟았다. 상금 5031만원을 확보하면서 세계 랭킹도 100위 안에 재진입할 전망.

올 2월 결혼 이후 조모상과 부상으로 랭킹 100위 밖까지 밀려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형택은 “위기 다음에 꼭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운동한 보람이 있다”며 기뻐했다.

“완승이라는 표현을 써도 좋습니다”라는 이형택의 말대로 후련한 승리였다. 풀세트 접전 끝에 3-2의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던 1회전 때와 달리 이날 이형택은 갖고 있는 모든 기량을 펼쳤다.

특히 66%의 높은 첫 서브 성공률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고 좌우 코너를 찌르는 각도 깊은 포핸드 스트로크로 상대를 공략했다. 에러도 24-31로 7개가 적었다.

첫 세트를 잡으며 순조롭게 출발한 이형택은 2세트 5-4로 앞선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0-40까지 뒤졌으나 강력한 서브 두 방에 힘입어 두 번째 세트마저 잡았다. 3세트 들어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파티앙스의 서브 게임을 2차례 브레이크하며 내리 3경기를 잡아 승리를 결정지었다.

예선을 거쳐 행운의 러키루저로 출전한 이형택은 3회전에서 캐롤 쿠체라(슬로바키아)를 3-1로 제친 세계 25위 펠리시아노 로페스(스페인)와 16강 티켓을 다툰다.

로페스와는 이번이 첫 대결로 이형택이 까다로워하는 왼손잡이며 파워 스트로크가 주무기.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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