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관중모독' BK, 홈팬 야유에 중지 세워 항의

  • 입력 2003년 10월 5일 19시 01분


5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선수 소개 때 홈 팬들의 야유를 받자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김병현. 이 돌출행동으로 김병현은 메이저리거 생활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사진제공 스포츠투데이
5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선수 소개 때 홈 팬들의 야유를 받자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김병현. 이 돌출행동으로 김병현은 메이저리거 생활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사진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이 관중을 모욕한 돌출행동으로 파문에 휩싸였다.

김병현은 5일 홈구장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선수 소개 순서에서 자신의 차례 때 일부 관중이 야유를 보내자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을 세웠다.

이 제스처는 미국사회에서 극단적인 모욕의 표현. 김병현은 경기 후 공식사과했지만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어 선수생활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이날 장내 아나운서가 김병현의 이름을 부르자 보스턴 홈팬들은 ‘우∼’하며 야유를 보냈다. 2일 오클랜드와의 1차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했다가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이유. 그러자 김병현은 오른손을 들어 모자를 만진 다음 내렸다가 다시 올리며 가운뎃손가락을 세웠다.

이 모습은 구장 내 전광판에 그대로 방영됐고 TV 화면으로도 재차 중계됐다. AP통신은 이를 긴급 타전했다. ESPN은 ‘팬들의 야유를 받은 김병현이 음란한 제스처를 취했다’는 제목으로 상세히 보도했다.

김병현은 경기 후 구단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무의식중에 무례한 반응을 보여 정말 죄송하다. 레드삭스 홈팬들을 비롯해 뉴잉글랜드 지역주민들,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모두 사과한다. 내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스턴 언론과 팬들은 그대로 넘어갈 분위기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진상조사에 나설 움직임이다.

이번 일로 김병현은 보스턴 잔류 여부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의 기로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투수 호세 메르세데스는 2001년 4월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관중에게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웠다가 5000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또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투수 호세 파니아과는 지난달 10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심판을 향해 오른손 중지를 세웠다가 다음날 구단으로부터 전격 방출당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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