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가꿔가는 당찬 장애우들]뇌성마비 축구대회 출전

  • 입력 2003년 10월 2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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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2003 세계뇌성마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뇌성마비장애인축구대표팀이 합숙훈련 중인 의정부 신흥대학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의정부=연합
10일부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2003 세계뇌성마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뇌성마비장애인축구대표팀이 합숙훈련 중인 의정부 신흥대학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의정부=연합
“반드시 6강에 들어 내년 아테네장애인올림픽 출전권을 따겠습니다.”

2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신흥대학 운동장. 불편한 몸이지만 공을 쫓아 이리저리 달리는 모습에서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10일 아르헨티나에서 개막하는 2003 세계뇌성마비 장애인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한국대표팀. 이들은 생업마저 제쳐놓은 채 지난달 1일부터 합숙훈련을 해왔다. 팀 최고참으로 장애인복지시설에 다니던 이광현씨(36)는 두 달간 무급휴가를 얻었다. 재활용품수집일을 하던 김형수씨(29)는 대회 후 새 직장을 알아봐야 할 처지다.

그래도 이들은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해서 나간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13개국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 6위 안에 들면 내년 아테네장애인올림픽 티켓을 확보한다. 올림픽에서 3위 안에 들면 매달 30만원의 연금이 기다린다. 때문에 이들의 최종목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7일 출국하는 대표팀은 총 11명. 17세부터 36세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이들이 훈련을 위해 모인 것은 4개월 전. 다행히 신흥대학에서 외국인 교수 숙소를 내줘 지난달부터는 합숙을 할 수 있었다. 훈련비는 국가 보조비와 선수들의 주머닛돈으로 충당한다.

뇌성마비 장애인 축구는 11명이 뛰는 비장애인 축구와는 달리 출전선수가 7명. 경기장 규격도 약간 작고 오프사이드 규칙이 없는 게 특징.

선수들의 열의 못지않게 코칭스태프의 지도도 헌신적이다. 감독 신철순씨(58)는 15년째 자원봉사로 이들을 이끌고 있다. 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 때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게 인연.

아버지의 열의에 감복한 아들 상국씨(28)도 다니던 스포츠용품제조회사에 사표를 내고 코치로 나섰다. 그는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고 잘해보려는 장애인들의 모습이 좋아 자원했다”고 말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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