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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0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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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난해 9월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첫선을 보였다. 당시 미녀 응원단은 곱게 화장한 아리따운 얼굴에 색다른 율동으로 가는 곳 마다 만원사례를 일으키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응원단이 머문 만경봉호가 정박하고 있던 부산 다대포항 주변에는 먼발치에서나마 미녀들의 얼굴을 보기 위한 발길이 끊이지 않았을 정도.
인터넷 공간에 응원단 팬클럽까지 생길 만큼 인기가 높았다. 응원 방식도 딱딱이를 치거나 인공기 부채 등을 흔들며 ‘조국통일’ ‘우리는 하나다’ 등을 외쳐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대구를 찾은 북한 응원단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302명으로 지난해의 275명보다 다소 늘었으며 대학생 응원단 150명과 취주악단 117명, 보장성원(안전관리요원) 35명으로 이루어졌다. 응원단 대부분은 20대 전후로 평양 시내 4개 예술대 학생을 주축으로 구성됐고 20대 후반 여성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악기, 타악기로 구성된 일종의 브라스밴드인 취주악대와 율동을 곁들인 응원전을 펼칠 응원단은 이번 대회에서도 분위기를 띄울 최고의 볼거리.
북한 응원단은 부산에서와 마찬가지로 2, 3차례 야외공연도 가질 계획. 이를 위해 이미 대구시측에 100∼120평 정도의 무대를 갖춘 3000평 규모의 공연장과 유무선 마이크, 확성기 등을 확보해 달라고 요청해 놓았다. 대구시는 20일 응원단이 입국함에 따라 북측과 세부 일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응원단 숙소 대구銀 연수원▼
대구 시내에서 차로 40분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경북 칠곡군 동명면 기성리 대구은행 연수원. 2m 높이의 철책이 빙 둘러쳐져 있고 밤에는 5m 간격으로 설치된 외등이 환하게 불을 밝혀 아예 침입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곳. 연수원 내에 비치돼 있던 공중전화까지 없애 바깥과의 연결이 철저히 차단된 곳. 바로 여기가 대회 기간 중 북한 미녀 응원단이 묵을 보금자리다.
대회조직위원회가 응원단을 위해 기울인 정성은 놀라울 정도다. 방마다 기초 화장품과 드라이어, 헤어스프레이, 브러시, 스타킹, 손톱 손질 기구, 반짇고리, 다리미 등 젊은 여성들의 몸단장에 필요한 용품을 빠짐없이 갖춰 놓았다. 북측 여성들의 취향을 고려해 연주황색 스타킹을 준비한 것에서도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각 층 휴게실에는 TV를 갖춰 놓았고 대형 냉장고에는 콜라와 생수, 오미자 및 홍삼 음료가 가득하다. 간식으로 컵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온수기까지 마련돼 있다. 지난해 부산 아시아경기 때 비좁은 만경봉호에서 지냈던 것과 비교하면 응원단은 이번 대회에서 훨씬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을 듯. 먹을거리에도 신경을 썼다. 식당 운영업체 삼성에버랜드가 요리사 식당보조 서빙 물류관리요원 등 35명으로 식당을 운영한다. 메뉴는 한 끼에 1만원 상당의 한식에 쇠고기 장어 등 특별식까지 제공할 예정. 물갈이로 배탈이 나지 않도록 아예 북한에서 생산되는 신덕샘물을 들여 왔다.
5층과 6층 복도엔 ‘북측 응원단이 남기는 글’이라는 대형 메모판을 설치했다. 감수성이 풍부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응원단원들이 어떤 글을 남길지 궁금하다. 유창섭 연수원장(49)은 “북한이 불참을 시사했을 때 그동안 준비해 온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줄 알았다”면서 “밤잠 안 잔다는 각오로 응원단 뒷바라지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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