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찬호 ‘에이스投’…오클랜드전 3K 1실점 첫승

  • 입력 2003년 3월 18일 18시 00분


시작은 불안했지만 끝은 화려했다.

‘흔들리는 에이스’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가 1회 선두타자인 테렌스 롱에게 초구 홈런을 맞았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는 역투로 시범경기 뭇매의 불명예를 만회했다.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 박찬호는 4와 3분의2이닝동안 3안타 2볼넷에 1점만 내주며 삼진 3개를 잡는 호투로 첫 승을 신고했다. 21.21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도 절반 수준인 11.57로 내려갔다. 투구수는 78개로 많았지만 43개의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았고 직구를 위주로 한 강속구 퍼레이드를 펼쳤다.

기온이 섭씨 10도까지 뚝 떨어지고 비와 바람이 겹친 악천후속에 등판한 박찬호는 오클랜드의 막강타선을 상대로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1회말 첫 공을 몸쪽으로 던지다 롱에게 오른쪽 홈런을 맞았지만 이에 동요되지 않고 스콧 헤티버그와 미겔 테하다를 내야땅볼, 4번 에릭 차베스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지난 시즌 자신을 괴롭혔던 오클랜드 중심타선을 깔끔히 처리했다.

이후 별다른 위기없이 회를 거듭한 박찬호는 5회 2사 1루에서 투구수가 많아지자 벅 쇼월터 감독에게 공을 건넨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텍사스는 0-1로 뒤진 3회초 루벤 시에라의 3점홈런을 포함해 8안타를 집중시키며 8득점했고 경기는 갑작스런 폭우로 6회 텍사스가 8-1로 승리.

경기후 박찬호는 “오늘 내 투구를 점수로 매긴다면 70점 정도다. 일정에 맞춰 차츰 투구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라며 이날 호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표정. 그러나 쇼월터감독은 “오늘 같은 투구 내용을 기대했다”며 흡족해 했다.

LA다저스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이스마엘 발데스와 개막전 선발을 다투고 있는 박찬호는 23일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김선우

한편 미국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이날 홈페이지 야구면 머리 기사로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애리조나 제5선발의 선두주자라고 보도했다.

또 김선우(27·몬트리올 엑스포스)는 LA다저스전에 선발등판해 2이닝을 1안타 1실점으로 막아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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