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한국인 빅3 ‘월드시리즈 꿈’ 이룰까

  • 입력 2003년 2월 5일 17시 54분


《‘코리안 특급’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와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활약으로 국내 팬에게도 친숙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올해는 이들 외에도 ‘빅 트리’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이 한국인 타자 최초의 풀타임 빅리거를 예약해 더욱 관심이 뜨겁다.

국내 팬에겐 홈팀이나 다름없는 텍사스와 애리조나, 컵스의 올시즌 전력을 분석해본다.》

◇텍사스 레인저스


▼불펜 보강불구 AL 서부지구 하위 못면할듯

박찬호

▽공격=3년 연속 꼴찌에 머문 텍사스의 지난해 타격 성적표는 한마디로 외화내빈이다.

230개의 팀홈런을 날렸지만 3할타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뿐이었고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도 로드리게스와 라파엘 팔메이로, 마이클 영 등 3명에 불과했다. 팀 배팅보다는 큰 것 한 방만 노렸고 부상선수도 속출했다.

올해는 명포수 이반 로드리게스와 톱타자 프랭크 카탈라노토가 빠져나간 공백이 커보인다. 포수로 아이너 디아즈와 LA다저스 시절 박찬호와 호흡을 맞춘 채드 크루터에 외야수 루빈 시에라가 들어온 게 고작. 지난해 부상으로 부진했던 외야수 삼총사 후안 곤살레스, 칼 에버렛, 러스티 그리어의 재기가 관건이다.

▽마운드=스토브리그를 통해 마운드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허약하기 짝이 없던 선발진은 큰 변화가 없고 불펜만 다소 강화됐다. 선발진은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우며 팀내 최다승인 13승을 올린 노장 케니 로저스가 빠져나간 대신 이스마엘 발데스와 존 톰슨이 들어와 에이스 박찬호와 함께 1,2,3선발을 맡는다.

지난해 9승에 머문 박찬호의 어깨에 텍사스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불펜진은 우게스 어비나를 영입해 마무리 걱정을 덜었고 에스테반 얀, 라이언 드레스가 합류했다.

하지만 텍사스는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꼴찌를 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새로 지휘봉을 잡은 명장 벅 쇼월터의 용병술에 한가닥 기대를 걸어본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투펀치 건재-팀배팅 강해 올해도 우승 노려

김병현

▽공격=많은 팬들이 애리조나를 마운드의 팀이라고 여기지만 사실 애리조나는 공격도 뛰어난 팀이다. 주목할 만한 타자가 없이 다들 ‘도토리 키재기’ 실력이지만 바로 이게 최대의 강점. 주요 공격 타이틀에서 10위안에 드는 선수가 단 한명도 없지만 팀배팅이 뛰어나고 꼭 필요할 때 득점타가 여지없이 터진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득점 1위(819)가 이를 증명해준다.

하지만 루이스 곤잘레스(36), 스티브 핀리(38), 토니 워맥(34), 매트 윌리엄스(38) 등 중심타선이 30대 중후반 선수들로 구성된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세대교체가 절실하지만 올시즌에도 타선에선 뚜렷하게 보강된 선수가 없다. 지난해 타율 0.301에 16홈런 78타점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주니어 스파이비(29)가 그나마 믿음직스럽다.

▽마운드=‘선발 듀엣’인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은 여전히 메이저리그 최강이다. 둘은 지난시즌 47승과 650탈삼진을 합작해 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선 2명의 선발투수로만 꾸려갈 수가 없다. 바로 애리조나 밥 브렌리감독의 고민이다. 애리조나는 3,4,5선발이 약하다. 지난해 선발을 맡았던 브라이언 앤더슨과 릭 헬링이 떠났기 때문에 올시즌 선발진은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로선 존슨-실링 외에 미구엘 바티스타와 존 패터슨, 신시내티에서 영입한 엘머 드센스가 선발후보다. 마무리후보인 매트 맨타이는 어깨부상 회복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시범경기에서 선발테스트를 받는 김병현은 지난해처럼 마무리를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애리조나는 올해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내셔널리그 서부조 1위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 컵스


▼방망이 부실 약점… 베이커감독 용병술에 기대

최희섭

▽공격=지난해 컵스가 67승95패(승률 0.414)로 메이저리그 30팀중 승률 24위에 처지게 만든 원인이 바로 공격이었다. 중심타선의 화력은 다른 팀 못지 않았지만 상하위타선의 불균형이 심했다. 올해도 트로이 오리리와 에릭 캐로스외엔 타선보강이 없어 ‘방망이 고민’이 심할 듯. 공격에선 루키 최희섭이 LA다저스로 떠난 프레드 맥그리프의 공백을 막을 수 있을 지가 관건. 일단 시즌초 중심타선은 슬러거 새미 소사와 모이제스 알루, 최희섭으로 짜여질 전망이다.

▽마운드=선발은 강하고 불펜은 약하다. 지난해 선발진의 평균자책은 4.02로 내셔널리그 5위, 불펜진 평균자책은 4.86으로 내셔널리그 15위. ‘삼진왕’ 케리 우드와 지난해 150㎞가 넘는 강속구로 116과 3분의2이닝 동안 147탈삼진을 잡아내며 혜성과 같이 등장한 마크 프라이어, 매트 클레맨트와 숀 에스테스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탄탄한 편이다. 하지만 마무리 안토니오 알폰세카는 세이브 기회를 날려버린 게 9차례나 되고 불펜 역시 미덥지 못하다. 공수가 약한 컵스가 믿을 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월드시리즈까지 올려놓은 신임 더스티 베이커감독의 용병술 뿐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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