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네슈 터키 감독 “고마워요, 한국”

  • 입력 2002년 6월 29일 18시 39분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느꼈을까.

터키를 월드컵 4강으로 이끈 셰놀 귀네슈 감독(50·사진)에게 한국은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땅이라도 된 듯 싶다. 지난달 25일 울산에 훈련캠프를 차린 귀네슈 감독은 그동안 가는 곳마다 한국인이 보여준 뜨거운 환대에 여러 차례 놀라야 했다. 입국 때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한국에서 치른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는 일방적인 응원 속에 홈경기라도 치르는 느낌이었다.

특히 9일 인천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는 3만여 한국 관중이 시종일관 “터키”를 연호해 줘 큰 힘이 됐다는 것이 귀네슈 감독의 소감이었다. 훈련지 울산을 떠날 때와 16강전을 갖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갈 때는 환송회까지 베풀어 줘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터키에서 ‘한국은 형제의 나라’라는 얘기를 자주 듣기는 했어도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것.

비록 4강전에서 패했지만 3, 4위전을 치르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은 귀네슈 감독의 표정은 그래서 편안해 보였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28일 대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공식 인터뷰가 끝난 뒤 다시 나타나 한국 기자만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주는 배려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귀네슈 감독은 “아버지 친구 중에 6·25전쟁에 참전한 분이 있어 예전부터 한국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에서였던지 귀네슈 감독은 지난해 조 추첨에서 한국에서 경기하기를 원했다는 후문.

결승토너먼트를 치른 일본에서는 별도 인터뷰를 한 경우가 전혀 없었다는 그는 “공동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열기에 차이가 많았으며 터키에 대한 관심도 아주 달랐다”고 말했다. ‘코리아 예찬론’을 늘어놓던 귀네슈 감독은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유망주를 2부 리그라도 좋으니 유럽으로 보내야 한다”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대구〓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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