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4강 해결사역 톡톡

  • 입력 2002년 6월 23일 19시 22분


호나우디뉴(왼쪽) 이천수
호나우디뉴(왼쪽) 이천수
월드컵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젊은 피’의 활약에 따라 팀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붙박이 주전선수들이 거듭되는 경기로 인해 체력이 떨어지고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 마크로 고전하는 동안 체력과 투지가 끓어넘치는 신예 선수들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 22일까지 치러진 8강전 4게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던 브라질-잉글랜드전에서 브라질을 승리로 이끈 호나우디뉴를 비롯해 터키를 사상 처음 4강에 올려놓은 일한 만시즈, 스페인 수비수들의 혼을 빼놓은 한국의 박지성 이천수 등이 8강전의 주역들.

‘작은 호나우두’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호나우디뉴(22)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신고했다.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47분 미드필드에서 공을 잡아 현란한 발재간으로 수비수들을 따돌리며 치고 들어가 히바우두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한 장면은 마라도나의 전성기 시절 드리블을 연상시켰다

후반 5분에는 골문에서 약 35m 떨어진 거리에서 얻은 프리킥을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키를 넘겨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는 ‘신기’를 연출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날 호나우디뉴는 신예답지 않은 대담한 플레이를 펼쳐 86년 멕시코대회의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98년 프랑스대회의 마이클 오언(잉글랜드) 등 당대 월드컵이 배출한 최고의 신인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터키의 일한 만시즈(27)는 나이로 봐선 어린 축에 들지 않으나 지명도가 높지않던 처지에서 팀을 4강으로 이끈 골든골 한 방으로 세계 축구 무대에 당당히 이름을 알렸다. 만시즈는지난해 터키 프로리그에서 21골로 득점 공동선두에 올라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하칸 쉬퀴르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됐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16강전까지 4경기에 교체 출장하고도 골을 뽑지 못했다.

‘우물안 개구리’ 신세에 그칠 뻔 했던 그는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후반 쉬퀴르와 교체투입된 뒤 연장 전반 4분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골든골을 터뜨려 선배 스트라이커들의 답답한 플레이로 무너질뻔했던 팀을 구해냈다.

한국-스페인의 8강전에서는 박지성(22)과 이천수(21)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16강전 이후 휴식 기간이 짧아 대부분의 선수들이 제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박지성은 변함없는 체력을 과시하며 스페인 문전을 부지런히 파고들었다.

이천수는 골을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16강전에 이어 8강전에서도 팀이 수세에 몰려있던 후반 교체 투입돼 위력적인 돌파와 슈팅으로 스페인 수비진과 미드필드를 흔들어 한국이 실점없이 후반과 연장전을 넘기는데 큰 역할을 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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