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식도 정상급… 경기장 ‘말끔’

  • 입력 2002년 6월 17일 18시 41분


‘응원은 뜨겁게, 정리는 깔끔하게.’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경기장의 쓰레기 발생량이 다른 축구경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현재까지 서울과 대구 인천 등 8개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1차례의 경기 후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평균 쓰레기량이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 등 종전 축구경기보다 평균 30% 이상 감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월드컵 이전의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나 평가전 때는 경기장별로 하루 평균 18.1t의 쓰레기가 발생했으나 월드컵 경기가 시작된 이후 크게 줄어 현재 경기장에서 수거되는 쓰레기는 하루 평균 11.6t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쓰레기가 줄어든 것은 자원봉사자와 90% 이상의 관중이 경기 전후에 경기장 전광판 등으로 안내되는 ‘클린업타임’에 쓰레기를 치운 데다 붉은 악마가 응원 도구를 회수하고 주변 쓰레기를 치우는데 모범을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컵라면 등 국물 있는 음식류의 판매가 금지되고 1회용 비닐막대풍선과 카드섹션 종이 반입 및 배포가 제한돼 음식물쓰레기와 비닐류가 80% 이상 감소했다.

월드컵경기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대부분은 맥주나 음료수 등을 담아 먹는 1회용 컵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월드컵경기 중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온 것은 5월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개막행사에 이어 열린 프랑스-세네갈전으로 총 35t에 달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날 쓰레기가 많았던 것은 홍보물이 많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귀빈석의 쓰레기가 그냥 쌓여 있었기 때문”이라며 “귀빈들이 청소에 가장 인색했다”고 지적했다.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 응원단 좌석이 가장 지저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쓰레기를 버려야 고용이 늘어난다”는 프랑스인들의 평소 인식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명자(金明子) 환경부장관은 17일 “경기장내 청결 질서에 대해 많이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이 기우였음을 깨달았다”며 “기대 이상의 놀라운 광경을 보여준 데 감사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붉은 악마 사무실(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보내기도 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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