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터키 “우리 앞길 막지말라”

  • 입력 2002년 6월 17일 18시 22분


‘미드필더와 포워드의 싸움.’

18일 미야기에서 2002한일월드컵 16강전을 벌이는 일본과 터키의 일전은 이렇게 요약된다.

▽이나모토 준이치 대 하산 샤슈〓로이터 통신은 1차 예선이 끝난뒤 ‘1차 예선 베스트 11’을 발표하면서 이나모토와 하산 샤슈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이나모토는 수비형 미드필더, 하산 샤슈는 포워드. 그럼에도 두 선수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두 선수 모두 예선에서 2골씩을 잡아냈다. 이나모토는 이번 대회에서 본연의 임무인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 보다는 공격 일선으로 뛰어드는 일이 많았다. ‘욕심’이 많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지만 오히려 그 점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대담한 드리블로 곧잘 상대 수비를 당황하게 만드는 선수.

소속팀인 갈라타사라이에서는 포워드와 왼쪽 미드필더를 오가는 하산 샤슈는 이번 대회를 통해 터키의 왼쪽 공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터키가 기록한 5골중 4골이 그의 발끗에서 나왔다. 2골 2어시스트. 사이드 라인을 따라 치고 들어가는 스피드와 기회를 놓치지 않는 벼락같은 슈팅이 일품이다.

▽나카타 히데토시 대 하산 쉬퀴르〓이탈리아 세리에 A 파르마에서 한솥밥을 먹는 선수들. 두 선수 모두 이미 세계가 인정한 스타 플레이어들이다.

일본의 ‘조타수’ 나카타는 예선전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과 냉정함을 발휘하며 자칫 들뜨기 쉬웠던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이나모토의 급부상에 잠시 일본 최고 인기 스타의 자리를 내주는 듯 했지만 튀니지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성공시키며 자존심을 세웠다. 월드컵 16강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일본의 공수를 조율할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는 나카타 뿐이라는 것이 중론.

하칸 쉬퀴르 역시 급부상한 동료 하산 샤슈의 그늘에 잠시 가려 있었다. 하지만 페널티 지역 안에서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는 몸놀림에서 결코 그의 컨디션이 나쁜 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아직 골 맛을 보고 있지 못할 뿐이다.

요코하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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