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랭킹 도대체 어떻게 매기나

  • 입력 2002년 6월 12일 16시 28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라는거 엉터리 아닙니까."

98프랑스월드컵 우승국이자 FIFA 랭킹 1위라는 프랑스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예선에서 랭킹 20위의 덴마크는 물론, 42위의 세네갈에게도 져 탈락하자 이런 말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뿐만 아니다. FIFA 랭킹 5위의 포르투갈이 13위 미국에게 덜미를 잡혔고 38위의 폴란드는 40위의 한국에게 완패를 당했다.

랭킹만 놓고 볼 때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랭킹을 역행하는 이런 이변은 두서너 경기였을뿐 대충 랭킹에 따라 2002한일월드컵의 초반 판도가 자리잡고 있는 것도 사실.

그렇다면 FIFA 랭킹은 무엇이며 어떻게 서열이 매겨지는 것일까.

FIFA 랭킹은 1993년 FIFA가 코카콜라사의 지원으로 FIFA의 203개 가맹국 남자축구대표팀을 대상으로 각국의 축구실력을 점수화해 랭킹을 매김으로써 전력 판단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FIFA 랭킹은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해 FIFA가 부여하는 랭킹포인트에 의해 결정이 된다. 랭킹포인트는 일단 국가대표팀간의 경기(A매치)를 기준으로 한다.

A매치중에서도 △월드컵 본선경기 △월드컵 지역예선 경기 △각 대륙별 선수권대회 △각 대륙별 선수권대회의 예선전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 △평가전이 대상이다.

이런 대회들에서 한나라의 축구대표팀이 어떤 성적을 거뒀느냐에 따라 랭킹포인트가 달라진다. 랭킹포인트가 주어지는 요소들은 △승무패 △득실점수 △홈경기와 원정경기 △경기의 중요도 △상대팀의 전력 △그 경기가 유럽 남미 아시아 북중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어느 대륙 축구연맹의 주최에 의해 열렸느냐 등이 있다.

즉 A라는 축구대표팀이 B라는 축구대표팀과 A매치를 가졌을 때 우선 그 경기가 월드컵이냐 아니면 대륙별 선수권대회냐 평가전이냐의 중요도에 따라 배당되는 랭킹포인트가 다르고 A팀이 B팀을 누르고 이겼을 때에도 B팀의 전력이 강하냐 약하냐와 홈경기와 원정경기 어디에서 얼마나 많은 골을 넣으며 이겼느냐에 따라,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최한 것이냐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이 주최한 경기냐에 따라 FIFA가 주는 랭킹포인트가 각각 다르게 계산된다.

수백가지의 요소들을 고려해 보통 한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랭킹포인트는 10∼30점이 주어지며 최근 8년간의 누적 랭킹포인트로 순위가 결정된다. 이와 함께 평가전의 중요도가 1이라면 월드컵 본선경기는 그 두배로 그 중요도가 높게 책정되어 있어 높은 랭킹포인트가 주어지기 때문에 큰 대회에서 승수를 쌓는게 중요하다.

2002한일월드컵 본선에서 최강의 상대인 FIFA 랭킹 1위의 프랑스를 격침시킨 세네갈은 높은 랭킹포인트를 받아 다음달 FIFA 랭킹에서는 몇단계 오를 전망이다.

FIFA의 랭킹포인트는 마르쿠스 람프레트와 한스페터 스탐, 두명의 박사가 만든 컴퓨터 랭킹포인트 계산 프로그램에 따라 계산되기 때문에 비교적 공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02한일월드컵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한 콜롬비아가 4위에 올라 있는 것은 최근 코파아메리카컵대회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강팀들을 제치고 우승했기 때문이며 네덜란드가 9위에 올라 있는 것도 2000유로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최근 주요대회에서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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