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전광판 중계료 5000만원 내라"

  • 입력 2002년 5월 28일 18시 40분


대형 전광판을 통해 명승부를 지켜보며 손에 땀을 쥐는 ‘길거리 월드컵’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옥외 전광판 중계’를 계획중인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 등에 경기당 최고 5000만원에 이르는 중계권료를 요구, 중계 포기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청은 28일 “FIFA가 월드컵 한국전 중계권료로 경기당 5000만원, 기타 경기는 2000만원을 요구해 6월 강동선사축제 때 행사장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청 관계자는 “5월초 한국-폴란드 전 등 총 7회 중계권료로 2860만원선을 지불하기로 했으나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자 FIFA측이 당초 계약을 파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재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FIFA측은 월드컵 전 경기 전광판 중계권료로 기업체에는 최고 5억원을 요구, 지나치게 돈벌이에 집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의 경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대형전광판과 경기장 주변 ‘평화의 공원’ 월드컵 플라자 대형전광판 등 무료로 경기를 중계할 수 있는 몇 곳을 제외하고는 ‘길거리 월드컵’을 즐기기 어렵게 될 전망이다.

26일 한국-프랑스 평가전을 서울 광화문 주변 전광판을 통해 본 한 축구팬은 “FIFA와 각 기업체의 협상이 잘 진행돼 월드컵 기간에 광화문에서 계속 붉은 악마의 응원 함성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FIFA는 TV중계권료를 낸 방송국이 송출한 프로그램을 대형 TV 수상기로 집단 시청하는 경우에는 별도 중계권료를 요구하지 않고 있으나 대형 전광판이나 멀티비전 등으로 집단 시청하면 중계권료를 요구하고 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서영아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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