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승 원동력… 김응룡 감독 영입 뒤 팀플레이 경기

  • 입력 2001년 9월 26일 00시 14분


올시즌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 원동력을 보기 위해선 두가지 이면을 봐야 한다.

먼저 삼성의 투타 주전 선수들 가운데 연고지 출신이 거의 없다는 점. 삼성은 99년 임창용 김기태 김현욱, 지난해 김동수 이강철(현 기아), 올해 마해영 등 각 구단의 내로라 하는 간판스타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게다가 올해는 일본 무대에서 인정받은 갈베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바에르가 등 용병들마저 막강한 재원을 바탕으로 타구단보다 월등한 ‘알짜배기’들을 골라왔다. 이들에게용병상한선20만달러를훨씬웃도는‘가욋돈’을 줬다는 점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

올해 투타 주전에서 연고지 출신 선수들은 마운드에서김진웅(대구고)배영수(경북고), 타선에선 이승엽 강동우(이상 경북고) 정도뿐. 한마디로 ‘외인부대’를 연상케 한다.

또 한국시리즈에서 9차례나 우승한 ‘승부사’ 김응룡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하는 등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최근 2∼3년간 50억원이 넘는 막대한 스카우트비로 선수단을 중무장했다. 그들의 정규시즌 우승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옥구슬도 꿰어야 보배’. 87년 이후 삼성은 화려한 멤버구성에도 13년간 정규시즌 1위를 하지 못했다. 이 ‘옥구슬’들을 잘 꿴 것은 김 감독이었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올시즌 삼성 선수들의 투타 성적. 그 많은 스타들을 보유하고도 삼성에선 홈런부문 이승엽(39개), 승률부문 갈베스(0.714)를 제외하곤 타이틀 홀더들이 없다. 타격랭킹 10걸 안에도 삼성 선수들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전통적으로 개인적인 성향이 강했던 삼성 선수들이 ‘나보다는 우리’를 앞세우는 팀플레이에 주력했다는 것을 뜻한다. 실책도 8개구단 가운데 가장 적어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는 내실을 기했음을 증명한다.

이 같은 결속력이 생긴 것은 개인성적보다 승리를 최우선시하는 김 감독의 선수단 장악능력 때문. 김 감독은 찬스에선 주포인 이승엽과 마해영에게도 번트를 시켰고 선발투수가 승리를 눈앞에 뒀어도 불안하면 5회이전에 가차없이 교체했다. 이제 ‘이기는 방법’을 알게 된 삼성이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차지할지는 두고 볼 일. 하지만 그들의 뒤엔 한국시리즈 승률 100%의 김응룡 감독이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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