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커서핑]한·일 사령탑 긴장했다

  • 입력 2001년 4월 13일 21시 48분


2002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한일 양국의 축구감독들이 동시에 위기감을 표출하고 나섰다.

한일 월드컵에서 '결승 진출' 또는 '월드컵 우승' 등 한국 축구팬들 입장에서 말도 안되는 호언장담을 일삼던 트루시에 감독이 지난 프랑스와의 대패 이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감독 교체설까지 나도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대표팀 훈련 도중 모리오카(25)를 상대로 욕설을 퍼부어가면서까지 훈련의 강도를 높히고 싶었던 트루시에는 자칫 전지훈련 이후 일본복귀마저 힘들게 됐다.

트루시에 감독이 이런 난국에 빠져든 것은 프랑스전 대패 이후 일본 축구계를 휘어잡을 수 있는 성과물이 없기 때문.

급기야 스페인전을 패배로 장식할 경우 현지에서 감독을 교체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16강 진출이라는 국민적 염원을 성사시키기 위해 한국땅을 밝은 거스 히딩크 감독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한국 진출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오는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5월30일∼6월10일)이 무척 부담스럽다.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해외파 선수들을 대표선수로 선발한 점도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왔다.

짧은 시간에 팀웍을 맞춰 호성적을 기대하기에는 아무래도 국내의 젊은 선수들보다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노장급들이 유리했을 것이다.

히딩크의 위기감은 또다른 독설로 표출됐다.

그간 한국축구의 수준을 놓고 왈가왈부하지 않았던 그가 대회를 앞두고 수준이하의 경기(한국은 걸어다니는 축구라는 표현을 썼다)를 펼친다며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 말라는 경고를 날렸다.

자신의 실력 때문에 한국축구가 호성적을 거둘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 자체의 환경이 호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사전에 알려주려는 듯 했다.

'프랑스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하면서 자신감을 표출했던 히딩크.

'월드컵 결승진출이 일본의 목표다'라고 큰소리쳤던 트루시에.

아직까지는 일본의 트루시에가 한국의 히딩크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들의 앞길에 깔려 있는 위험 요소는 경중을 따지기가 힘들다.

하지만 향후 2개월간이 성적으로 인해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이 달라질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제공:엔터스포츠(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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