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우정걷기]일본서 펼친 ‘남북화합’ 한마당

  • 입력 2000년 11월 3일 18시 50분


‘한반도는 하나다.’

3일 일본 니가타에서 열린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제9회 한일우정걷기대회(동아일보사 아사히신문사 공동주최)는 한일 양국 시민은 물론 남북한이 ‘하나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조총련계 재일교포를 비롯해 전날 한국에서 온 평양서문고녀 동창 18명이 나란히 걸어 ‘우정의 잔치’를 더욱 빛냈다.

충북 청원이 고향으로 배낭에 한반도 그림과 함께 ‘하나’라는 글귀를 쓴 조총련계 오영주씨(28)는 “아버지 형제가 모두 북한으로 가 조총련에서 활동해 왔다”며 “2002년 월드컵 때는 남북이 단일팀을 만들어 민단이건, 조총련이건 모두 함께 응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경복 이북5도 평안남도 부녀회장(72)도 “뜻깊은 행사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며 “언젠가 북한에서도 걷기대회가 열려 참가할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는 니가타 월드컵 경기장을 출발한 이날 행사는 백조 도래지로 유명한 도야노 호숫가를 돌아 푸른 물살이 넘실대는 시나노가와 강변을 도는 11㎞ 코스.

한일 300여명의 참가자는 비가 오리란 예상과 달리 쾌청한 날씨가 펼쳐지자 시종 이야기꽃을 피우며 우정을 다졌다.

특히 한국 참가자들은 니가타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대표작 ‘설국(雪國)’의 무대라는 설명에 느낌이 새로운 듯 주위를 찬찬히 살펴보기도 했다.

일본 참가자 8명은 이날 사귄 한국 친구들에게 “서귀포의 아름다운 경치를 꼭 한 번 보고 싶다”며 내년 3월24일부터 이틀간 제주 서귀포에서 열릴 제10회 대회에 꼭 참가할 것을 약속했다.

<니가타=이영이특파원·배극인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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