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남북동시입장 전격합의 두 주역

  • 입력 2000년 9월 13일 18시 27분


시드니 올림픽 개회식 남북 동시 입장의 의미는 ‘평화와 통일의 상징’.

10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제111차 IOC 총회 개막식에서 발표된 이 ‘역사적인 행진’은 5월25일 후안 사마란치 IOC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제안한 뒤 3개월여 만에 전격 합의됐다.

▽협상실무자〓남북한이 올림픽에서 공동 입장하기로 합의하기까지 남측 김운용 대한올림픽위원회(KOC)위원장의 협상 파트너로 일한 북측 인사는 장웅 조선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62).

96년 IOC위원으로 선출된 장웅 부위원장은 남북 체육계의 협상이 벌어지는 곳이면 빠지지 않고 얼굴을 비쳐 북한 체육계의 ‘남한통’으로 알려져 왔다.

북한 농구 국가대표를 지낸 체육인 출신. 장 부위원장은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의 통역으로 참가해 국제 체육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장 부위원장은 89년과 90년 베이징아시아 경기대회 단일팀 회담에서 북한측의 부단장을 맡았고 특히 단일팀이 성사된 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협상에서 북측 대외실무위원장으로 나와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실무협상〓이상철 한국선수단장을 비롯한 남측 임원 7명과 윤성범 북한선수단장 등 북한 임원 5명은 남북공동입장이 발표된 다음날인 11일 선수촌 내 북한선수단 본부에서 공식 접촉을 갖고 실무 협상을 가졌다.

남북 대표는 양측 기수 선정 등을 포함한 실무를 협의했으며 “단일팀이 될 경우 20개 정도의 금메달을 딸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이 오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현지반응〓시드니모닝헤럴드, 데일리텔레그래프 등 시드니 현지 신문들은 남북한 동시 입장 소식을 올림픽 면의 머리기사로 다뤘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남북한이 통일을 향해 행진한다”는 제목으로 뉴스와 해설 기사를 전했다. 현지에 나와있는 외신 기자들도 남북한 공동 입장의 의미에 대해 한국 기자에게 질문을 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호주내 한국 교민들도 한반도기를 구하는 등 남북한의 응원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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