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대표 일부 약물 양성반응

  • 입력 2000년 8월 29일 18시 44분


‘보약을 즐겨 먹는 한국선수들은 도핑검사를 조심하라.’

근육지구력 강화약물인 에리스로포에틴(EPO) 검사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시드니올림픽부터 실시되는 가운데 한국선수 3명이 자체검사에서 일부 약물의 양성반응을 일으켜 비상이 걸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도핑컨트롤센터는 최근 한국선수단 317명의 소변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3명이 약물 양성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이들 3명중 A선수는 감기약을 먹으면 흔히 나타나는 에페드린 양성반응을 일으켰으며 B,C선수는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B선수는 1차검사에서 기준치인 6.60보다 높은 6.8의 수치를 보였으나 2주일 뒤에 실시한 2차검사에선 다행히 0으로 나타나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선수도 본인 스스로가 검사하기 일주일전 감기약을 먹었다는 사실을 시인했으며 2차검사에서 0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C선수는 1차때 6.68에 이어 2차검사에서도 기준치보다는 낮지만 4.48의 수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4.48의 수치는 소변의 양이나 몸의 상태에 따라 언제라도 변할 수 있는 음성형 양성.

테스토스테론은 근력강화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단골 도핑 약제로 알려져 있다. 올림픽규정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10 이상일 때만 도핑으로 규정하고 6∼10일 때는 재검사를 실시하도록 돼 있다.

92년 바로셀로나올림픽에서 마라톤영웅 황영조와 역도 금메달리스트 전병관이 1차검사에서 바로 이 테스토스테론 반응이 각각 6.3과 7.0의 수치가 나와 한국선수단을 긴장 시킨 바 있다. 결국 이들은 2차검사에서 다행히 기준치 이하로 나와 아슬아슬하게 도핑 혐의를 벗어났었다.

테스토스테론은 동물의 내장이나 성기 등에 많이 함유된 정력강화제의 일종으로 보약을 즐겨 먹는 한국선수들이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C선수는 그동안 어떤 보약이나 약물을 먹은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규명이 돼야 시드니올림픽 파견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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