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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31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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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조는 지난달 28, 30일 열린 유고대표팀과의 두 차례 친선경기에서 후반 잇따라 교체투입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30일 2차전 때는 후반 41분 크로스바를 때린 기습 중거리슛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28일 1차전 때도 후반 42분 오른쪽 페널티라인 근처에서 총알같은 슛으로 스탠드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박강조가 체격은 작지만 스피드와 기술, 투혼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드니올림픽에서 고종수(수원 삼성) 이관우(대전 시티즌) 이천수(고려대)와 치열한 주전 다툼을 벌일 수 있음을 비쳤다.
박강조의 '초고속 성장'은 올해 초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2년간 일본프로축구(J리그) 교토퍼플상가에서 단 한 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 특히 1m65, 57kg의 왜소한 체격이 눈에 띄지 않았던 것.
박강조는 그러나 자신의 핸디캡을 탄탄한 재능으로 극복해냈다.
신문선 MBC해설위원은 "박강조는 볼을 받을 때도 일단 정지 동작을 취하는 국내 선수들과 달리 볼의 스피드를 그대로 살리면서 곧바로 2차 동작으로 연결한다"며 "때문에 상대 선수와 몸을 부딪칠 필요가 별로 없고 재치있고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호 수원 삼성 감독도 "박강조는 도전 정신과 적극성을 갖춰 장래성이 있다"며 "특히 강한 지구력과 개인 돌파로 슈팅 찬스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덧붙여 작은 체격이 미드필더에게는 핸디캡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90분간 가장 많이 뛰어야 하는 미드필더는 순발력과 전신 지구력이 뛰어난 작은 선수가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 브라질의 호베르투 카를로스(1m68)를 비롯, 크리스티안 카랑뵈(프랑스) 클라렌스 시도르프(네덜란드) 라몬 라미레스(멕시코) 나카타 히데토시(일본) 등 세계적인 미드필더들이 모두 1m75가 채 안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박강조에 대한 평가는 '이제부터'라고 입을 모은다. 여러 면에서 두드러지지만 아직 어느 한 부분도 자신있게 세계적인 수준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