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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3월 29일 1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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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프로축구 개막과 더불어 각 구단이 신인 용병들의 활약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횡재’를 했다며 휘파람을 부는 구단이 있는가 하면 ‘본전’ 생각에 잠 못 이루는 구단도 있다.
크로아티아 출신 샤샤와 6개월 임대료 6만달러에 계약을 한 포항 스틸러스는 ‘진흙 속에서 보물을 건진’ 기분. 고정운 백승철이 부상으로, 정대훈은 징계로 각각 프로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어 암울한 출발을 했지만 헐값에 들여온 샤샤가 22일 전북 다이노스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에 시즌 첫승을 선물한데다 26일 수원 삼성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
지난해 라트비아 출신 에릭과 핀란드 출신 유카를 영입했으나 본전도 못 건졌던 안양 LG는 올시즌 국내 프로축구 사상 최고 몸값인 120만달러를 주고 데려온 드라간과 브라질 출신 안드레의 활약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들이 한국 무대에 대한 적응을 마치면 팀의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는 입장.
일본 프로축구에 진출한 플레이메이커 윤정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대료 3만달러에 우루과이 출신 샤리를 영입한 부천 SK도 일단 본전은 건졌다는 생각이다. 샤리 역시 아직 팀 동료들과의 호흡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번득이는 재치로 부천의 송곳 공격을 이끌고 있다.
반면 지난해 정규리그 챔피언 수원은 득점왕 샤샤를 일본프로축구로 내보내고 루츠(루마니아)와 하리(콜롬비아)를 영입했으나 ‘용병 군단’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한 가운데 이들마저 제역할을 못 해내 최근 2경기에서 3년 만에 홈 2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울산 현대 역시 크로아티아 출신 후치카와 재미동포 공격수 유지영이 ‘함량 미달’로 판명돼 아직 실전에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