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웅섭 서울지방경찰청장 "동아마라톤 시민축제로 승화"

  • 입력 2000년 3월 14일 19시 10분


“경찰관들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이 누굽니까. 바로 국민 아닙니까.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경찰개혁의 목표입니다.”

수도 서울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윤웅섭(尹雄燮)서울지방경찰청장의 경찰개혁에 대한 지론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하다. 국민의 세금으로 경찰이 운영되는 만큼 국민이 낸 세금이 아깝지 않도록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경찰의 목표이자 당연한 의무라는 것이 윤청장의 설명.

윤청장이 치안의 확립과 더불어 국민에 대한 서비스, 친절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는 최근 ‘서울시민과 함께 하는 33치안서비스’라는 책자를 발행해 31개 일선 경찰서에 배포했다. 이 책자엔 수사와 교통 단속, 검문검색, 민원인 방문시 어떤 자세로 일해야 하는지가 꼼꼼히 적혀 있다.

치안분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서울청장에 부임한 뒤 ‘민생치안 방범타격대’와 교통번개팀 등을 새로 설치했다. 방범타격대는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조이고 교통번개팀은 교통흐름이 막힌 곳을 쏜살같이 찾아가 체증을 뚫어준다. 시민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는 것이 치안에서도 우선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19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2000 동아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교통문제. 마라톤대회를 시민의 축제로 승화시켜 성공적으로 치르고 시민들의 교통불편도 최대한 덜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라톤은 스포츠의 얼굴이자 한국인의 얼이 담긴 스포츠입니다. 칠순을 넘긴 동아마라톤대회가 도심에서도 성공적으로 치러져 보스턴이나 뉴욕마라톤 대회 못지 않은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가 될 수 있도록 교통관리 및 경비에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그는 “마라톤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마라톤 코스 주변도로의 경우 적게는 30분에서 3시간까지 통제되는 만큼 교통불편이 있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68년 간부후보생 16기로 임관한 윤청장은 워싱턴주재관과 치안비서관, 경기경찰청장을 거쳐 서울청장에 임명됐으며 합리적인 일처리와 온화한 성품으로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높다. 그는 경기청장과 경기여주서장 시절 ‘박경장이 양말을 파는 이유’‘여강의 메아리’ 등 경찰관들의 선행과 에피소드 등을 엮은 수필집을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