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농구]南女北女 '아름다운 승부'

  • 입력 1999년 12월 24일 18시 28분


승부를 떠나 모처럼 보는 ‘아름다운 경기’였다.

‘주부스타’ 전주원은 슛을 시도하던 북한 최고의 ‘미녀스타’ 이명화가 자신의 파울로 넘어지자 곧바로 뛰어가 일으켜 세워주며 등을 두드렸다.

자못 긴장한 듯 벤치에 다소곳이 앉아있던 북한 선수단은 후반 접전이 벌어지자 모두 일어나 함성을 질러대며 팬들의 응원을 이끌었다. 남북통일농구 서울대회가 열린 24일 잠실실내체육관은 열광과 함성의 도가니였다.

여자팀 경기는 현대산업개발이 기량에서 한수 위의 실력차이를 보였지만 회오리에 86―84의 근소한 차로 승리했다.

현대는 3점슛을 포함한 슛 성공률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고 조직력에서도 앞섰다.

반면 회오리는 9월 평양대회에서 혼자 41점을 올린 이명화(17점)가 전반에 1점도 올리지 못하는 부진속에 특유의 빠른 속공과 센터 서영희(21점)의 골밑 플레이로 간신히 버텨나갔다.

현대는 경기시작 4분여만에 팀파울(7개)에 걸리는 등 심판의 ‘역차별(?)’에 플레이가 위축됐지만 박명애(18점)의 잇따른 3점슛과 전주원(12점)의 활약으로 전반을 56―36의 큰 점수차로 리드했다.

그러나 회오리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후반 27초 만에 이명화가 1m98의 현대 센터 강지숙을 뒤에 두고 터닝 점프슛으로 첫 골을 성공시킨 뒤부터 회오리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반면 현대는 후반들어 일부 선수를 2진급으로 교체하는 여유를 보였고 결국 회오리는 경기종료 5분29초를 남기고 전주원이 5반칙으로 퇴장한 뒤 오선희(16점)의 연속 3점슛과 자유투로 86―84까지 따라붙었다.

회오리는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현대 선수의 실수로 공격권을 빼앗았지만 오선희의 3점슛이 불발로 끝나 역전에는 실패했다.

한편 북한 방문단은 오후 8시 하얏트호텔에서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초청에 대한 답례로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아쉬운 작별의 정을 나눴다.

북한 방문단은 25일 오전 10시 3박4일간의 짧지만 뜻깊은 방한일정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장환수·전 창기자〉zangpabo@donga.com

△여자

현대 86(56―36 30―48) 84 회오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