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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9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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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율 브리너를 연상시키는 빡빡 깎은 머리에 강렬한 외모, 그리고 최고스타다운 독설로 미국프로농구팬의 인기를 한 몸에 모았던 찰스 바클리(36·휴스턴 로키츠).
그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발표한 9일 공교롭게도 친정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의 원정경기에서 고질인 왼쪽 무릎부상이 악화돼 예정보다 빨리 코트를 떠날 위기에 처했다.
파워 포워드인 바클리는 이날 트레이드 마크인 리바운드를 2개 따내며 초반 팀의 13―10 리드를 이끌었지만 1쿼터 4분여를 남기고 부상이 도져 목발을 짚은 채 코트를 나가야 했다.
그는 라커룸에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게 끝났다”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휴스턴의 팀닥터인 잭 맥필미는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해야 할 상태다. 최소 6개월간의 재활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이제 바클리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의 팬과 동료들은 바클리를 그냥 떠나보내지 않았다. 필라델피아의 83―73 역전승으로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은 벤치에 앉아 있는 바클리를 향해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제는 대부분 코치가 된 필라델피아의 동료들도 바클리를 얼싸안고 함께 흐느끼는 감동의 장면을 연출했다.
84년 필라델피아에서 데뷔한 바클리는 8년간 팀을 6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눈부신 활약을 보였지만 구단주 해럴드 카츠와의 불화로 팀을 떠났다.
결국 그는 92년 피닉스 선스로 트레이드됐고 96년 8월 휴스턴으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바클리는 1m98에 113㎏으로 파워 포워드치고는 작고 단단한 체구지만 명석한 두뇌와 천부적인 탄력으로 덩크슛과 3점슛을 함께 날릴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92∼93시즌에는 선수 최고의 영광인 최우수선수로 뽑혔고 87년부터 97년까지 11년 연속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장환수기자·필라델피아외신종합〉zangpabo@donga.com
▽9일 전적
보스턴 115―90 덴버
필라델피아83―73 휴스턴
애틀랜타 99―81 LA클리퍼스
샬 럿 113―106 골든스테이트
클리블랜드107―93 시카고
뉴저지 107―90 밀워키
새크라멘토103―91 LA레이커스
유 타 85―79 댈러스
시애틀 110―94 미네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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