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승수쌓기는 커녕 「홈런공장장」 불명예

  • 입력 1999년 6월 18일 19시 28분


‘여름 사나이’ 박찬호(26·LA다저스)의 ‘여름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6월과 7월에 통산 6승(5패)과 9승(1패)을 올렸던 박찬호는 6일 애너하임 에인절스 투수 팀 벨처와의 몸싸움으로 7경기 출전정지를 포함해 6월중순까지 1승도 올리지 못했다.

박찬호는 복귀전인 18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선 머리를 짧게 깎은 채 필승의 의지를 보였지만 매이닝 안타를 맞는 등 7회 1사까지 홈런 2개 포함, 11안타에다 볼넷 4개로 7실점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시즌 4승4패가 됐고 평균자책은 4.84에서 5점대(5.26)로 치솟았다.

왜 이럴까.

기록으로 보면 박찬호는 올들어 왼손타자에게 약한 징크스가 더욱 심해졌다. 왼손타자 피타율이 무려 4할대(0.392). 오른손타자 피타율(0.198)의 두배를 넘는다. 18일 피츠버그전서도 브랜트 브라운에게 연타석 홈런, 브라이언 질에게 2루타 2개를 맞았다.

선두타자 피타율이 3할을 넘는 것도 심각한 수준. 이날도 7이닝 중 2회를 제외한 6이닝에서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다.

초구에 안타를 맞는 비율이 0.361인데다 볼카운트가 유리할수록 안타 허용 비율이 높은 것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는 풀타임 메이저리그 4년차인 박찬호의 투구패턴이 상대팀에 철저하게 노출돼 있는데도 지나친 자신감에 무리한 투구를 계속하고 있다는 증거. 올시즌 벌써 16개의 홈런을 맞아 메이저리그 홈런공장장의 불명예를 안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기 중반이 되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뭇매를 맞는 것도 문제. 지난해 12월 방콕아시아경기 출전 후 체력관리에 실패했다는 반증이다.

박찬호는 올들어 완투가 한차례도 없고 통산 완투조차 4경기에 불과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위기관리 능력이 높아졌다는 것. 올들어 주자가 있을 때 피타율이 없을 때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박찬호는 23일 오전 11시10분(한국시간) 올시즌 첫승을 올렸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5승에 4번째 도전한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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