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월드컵 그때 그기사 ⑤]한국 『도깨비전술 16강슛』

  • 입력 1999년 6월 12일 16시 23분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팀은 어떤 전술을 사용할까. 또 우리와 맞서 싸울 벨기에 네덜란드 멕시코는 어떤 전술을 즐겨 쓸까.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0대 2로 완패한 「붉은악마의 원조」 벨기에는 당시 쓰던 3-5-2를 버리고 이번엔 4-4-2를 들고 나 올 전망.

4-4-2를 쓰면서도 상대의 공격 숫 자에 따라 「3백 시스템」을 병행한다. 지금까 지의 평가전에서 드러난 바에 따르면, 벨기 에는 다른 유럽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비벽이 얇고 오프사이드 트랩이 허술하다.

노장선수가 많아 힘과 기동력도 떨어진다. 다만 플레이 메이커 엘스트가 엮는 세트 플레 이가 위력적이다. 이는 한국이 가장 약한 부분의 하나. 그래서 벨기에와는 한번 겨뤄 볼만하다. 3-5-2를 쓰는 한국은 전통적으로 지역방어를 하는 팀들에겐 강하기 때문.

멕시코는 이번에도 전통적으로 즐겨쓰던 4-4-2를 들고 나온다. 그러면서도 상당히 거 칠다. 머리띠를 질끈 동여맨 에르난데스의 순간동작도 위협적이다. 그의 순발력을 따라 잡을 만한 순발력을 가진 수비수가 한국팀엔 없다.

하지만 멕시코의 「4백 시스템」의 수비는 생각보다 허술하다. 오프사이드 함정도 자주 뚫린다. 키큰 선수가 없는 멕시코도 우 리와 같이 세트 플레이에서 결정적인 약점을 보여준다.

네덜란드는 빈틈이 없다. 3-5-2를 쓰면서 순 간적으로 공격수가 7명이 되었다가 수비수가 8, 9명이 되는 토털축구를 한다. 같은 3-5-2 의 한국으로선 고전이 예상된다. 허리를 순 식간에 장악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베르캄프 등 힘있고 빠르며 골감각이 탁월한 공격수들의 몸놀림도 엄청나게 빠르다. 숨이 막힌다. 도대체 공을 줄 곳이 없다.

한국이 즐겨 쓰는 3-5-2는 유럽팀들의 눈으 로 보면 어설프기 짝이 없다. 이해되지 않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엉뚱한 패스와 실 수가 속출한다. 그러나 역설적이지만 한국축구의 강점은 바로 여기 있다. 도대체 공이 어디로 갈지 그들은 예상할 수가 없다. 길목 을 지킬 수가 없다보니 당황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팀은 잘할 때는 엄청나게 잘하고 못할 때는 형편없이 못하는 등 기복이 크다. 유럽팀들이 한국축구에 대해, 운동장 밖에서 보면 별거 아닌데 막상 붙어보면 엄청나게 거북하고 까다롭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팀의 엉뚱함. 엉뚱한 전술운용.

여기에 16강의 길이 있다면 억지일까.

김화성〈체육부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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