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현대 이인구, 뒤통수에 새긴 V염원

  • 입력 1999년 2월 6일 20시 08분


튀어야 살아남는 시대. 팬의 ‘사랑’을 먹고 사는 스포츠에선 더욱 그렇다.

그래서 현대자동차 남자배구팀의 이인구는 지난달 99배구슈퍼리그 2차대회 목포시리즈 직전 머리를 노랗게 물들였다. 그리고 4일부터 시작된 대구시리즈에서는 뒤통수에 하얗게 V자를 새겼다. 그 사연은….

강만수 감독은 목포시리즈에 앞서 쌍포 이인구와 후인정을 불렀다. 그리고 “팬의 눈을 끌려면 뭔가 눈에 띄어야 한다”고 변신을 요구했다.

고민하던 이들은 현대의 영문 첫 자인 H와 D를 하나씩 머리에 새기기로 결의했다. 이인구가 먼저 미용실로 달려갔다. 미용사에게 머리 전체를 노랗게 염색하고 가운데 H를 하얗게 물들여달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잘못 알아들은 미용사가 가운데에 크게 한 줄로 흰색을 긋고 말았다. 어차피 꼬인 일. 이인구는 아예 승리의 V자를 만들었다.

〈대구〓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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