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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1일 1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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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절망으로 바뀌는 데는 두달도 걸리지 않았다. 헤어는 해태의 기대를 풀어주기는커녕 2군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올해 첫 선을 보인 13명의 외국인 선수. 헤어처럼 죽을 쑨 경우도 있지만 OB 우즈처럼 불방망이를 선보인 선수도 있다. 재계약 예상률이 40%를 밑돌듯이 올 시즌 용병은 ‘절반의 성공’. 그중에서 더 미덥지 못한 쪽은 투수. 4명중 삼성 베이커만이 내년에도 국내 마운드에 설 전망이다. 공교롭게 나머지 3명의 보직은 모두 마무리. 현대 스트롱, 삼성 파라, LG 앤더슨은 ‘불쏘시개’ 소방수였다.
‘새가슴’인 스트롱은 페넌트레이스부터 김재박 감독을 열받게했다. 이때문에아예한국시리즈엔 발도 내밀지 못했다.
앤더슨도 재계약 여부를 결정짓는 한국시리즈에서 끝내 무너졌다. 수준급 커브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제구력이 아킬레스건. 파라도 직구 기본 시속이 1백45㎞이지만 컨트롤이 문제.
반면 베이커는 기대 이상. 한국과 맞아떨어지는 기교파 투구로 15승을 낚았다.
투수들이 한국야구 적응에 더 애를 먹는 것은 타자보다 예민하기 때문. 스트라이크존이 미국과 다른데다 기다리는 데 익숙한 한국 타자들과의 끈기싸움에서 스스로 무너진 경우가 많다.반면 타자들은 출장 기회가 많아 적응도 빨랐다. 우즈를 비롯, 쿨바(현대) 펠릭스(LG) 등이 국내 선수보다 빠른 배트스피드로 장거리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전문가들은 “트라이아웃에서 몇 경기만 보고 용병을 뽑는 것은 무리다. 장기적으로 선수를 살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