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佛월드컵]4회연속 본선진출 4인 감독의 말

  • 입력 1997년 10월 19일 19시 55분


월드컵축구 본선 4회 연속진출. 멀어만 보이던 그 꿈이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4회연속 본선출전의 금자탑을 쌓은 역대대회 사령탑들의 독특한 전술과 짜릿했던 순간들을 되돌아본다. 〈권순일기자〉 ▼ 86대표팀 김정남 감독 86멕시코월드컵 예선은 본선 티켓 2장을 놓고 4개조로 나뉘어 리그전을 치른 뒤 1,2조의 수위팀과 3,4조의 수위팀이 격돌하는 방식. 3조에 속한 한국은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서 0대1로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대표팀 사령탑이 교체되는 어수선한 상황속에 지휘봉을 잡은 김정남감독(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은 허정무 최순호 박창선 조광래 등 근성과 투지로 뭉친 선수들을 주축으로 재무장, 일본과의 최종예선 두경기를 모두 이기는 등 7승1패로 32년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룩했다. 본선에서는 아르헨티나에 1대3, 이탈리아에 2대3으로 지고 불가리아와 1대1로 비기는데 그쳤으나 「태권도 축구」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한국축구의 「근성」을 떨쳤다. ▼ 90대표팀 이회택 감독 86멕시코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아본 한국축구는 아시아에서는 더 이상 적수가 없었다. 이회택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멕시코월드컵에 출전했던 최순호 김주성과 이영진 황보관 등이 가세한 한국축구는 미드필드부터 상대를 압도하는 「압박축구」로 90이탈리아월드컵 예선에서 거침없이 내달렸다. 아시아 1차예선에서 6전 전승을 기록한 한국은 89년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최종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북한을 연파했고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와는 무승부로 예선전적 9승2무(29득점, 무실점). 한국축구는 이 대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2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본선에서는 벨기에에 0대2, 스페인에 1대3, 우루과이에 0대1로 패해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하며 주저앉았다. ▼ 94대표팀 김 호 감독 94미국월드컵 본선 진출권 획득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김호감독(현 삼성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발빠른 공격수들 인근 공간에 볼을 찔러주고 이를 스피드를 이용해 치고들어가는 「공간축구」로 아시아 1차예선에서 7승1무를 기록, 최종예선 격전지인 카타르로 떠났다. 한국은 4차전에서 일본에 0대1로 져 마지막 한경기씩을 남겨놓은 가운데 일본이 승점 1점을 앞서 유리한 상황.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한국편이었다. 일본이 후반 45분18초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 이라크와 2대2로 비긴 반면 한국은 북한에 3대0으로 승리, 한국이 골득실차에서 앞서 극적으로 본선 티켓을 딴 것. 한국은 본선에서 스페인 볼리비아와 2대2, 1대1의 무승부를 기록했고 독일에 2대3으로 아깝게 지는 등 선전했다. ▼ 98대표팀 차범근감독 「수비가 강한 팀은 우승하지만 공격이 강한 팀은 준우승」. 이는 차범근감독이 신봉하는 「실리축구」의 실체다. 철저한 상대 분석과 적재적소의 용병술, 탄탄한 수비에 이은 빠른 역습.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불명예를 말끔히 씻어내며 본선 4회 연속 진출의 금자탑을 쌓은 주춧돌이 바로 이것이다. 「실리축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강팀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 강점.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1차예선에서 3승1무의 전적으로 1차 관문을 통과한 한국은 최종예선에서도 19일 현재 5승1무를 기록하며 사실상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 차감독의 실리축구가 세계 열강을 상대로 한 본선무대에서도 통할 것인가. 이제 우리 모두 8개월후의 월드컵본선 첫 승전보를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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