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 한일전에서 한국이 역전승을 거두자 각 대선 후보 진영에서는 서로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해석하느라 바빴다.
먼저 신한국당은 『지금은 여론조사에서 이회창(李會昌)후보가 3위이지만 반드시 역전승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며 「역전승」 강조에 주력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28일 축하성명을 준비하면서 「신한국당도 기필코 역전승을 이뤄내겠다」는 문구를 넣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했다. 그러나 이 문구를 넣을 경우 현재의 열세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것을 우려, 『신한국당도 이회창감독과 함께 사력을 다해 뛰고 또 뛸 것을 약속한다』는 선으로 조정했다.
반면 당내 비주류측은 「선수교체」를 강조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비주류측의 한 의원은 『한국팀의 역전승은 후반에 서정원선수를 투입하는 등 적절한 선수교체 덕분』이라며 「후보교체」를 거듭 역설했다.
국민회의측은 김대중(金大中)후보가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경기를 관전한 점을 부각시키며 『김후보에게 천운(天運)이 따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28일 당사에서 TV로 경기를 관전하던 국민회의 당직자들은 1골을 먼저 잃자 『김총재가 관전했기 때문에 재수가 없어서 경기에 졌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며 전전긍긍했다. 그러다가 동점골에 이어 역전골이 터지자 『요즘은 하는 일마다 잘 풀린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서울 대학로의 한 호프집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TV중계를 지켜보며 응원한 이인제(李仁濟)후보측은 『우리 젊은 선수들이 이뤄낸 승리를 교훈삼아 정치권도 젊고 패기있는 정치로 거듭나야 한다』며 「젊음」과 「패기」를 강조했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