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태평양 인수창단과 함께 발걸음이 빨라진 여자농구 프로화 작업. 그 그늘에서 금융팀은 냉가슴을 앓고 있다.
프로화를 전제로 여자실업연맹을 박차고 나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을 결성한 팀은 금융팀을 제외한 7개팀. 남은 6개 금융팀 가운데 제일은행이 최근 해체, 이제 국민은행 상업은행 서울은행 신용보증기금 외환은행 등 5개팀만 남았다.
프로농구가 출범하면 이들은 「오리알」 신세. 5팀만으로 대회를 열기도 쑥스러운데다 연다고 해도 프로리그에 밀려 「2부대회」 정도의 대접밖에 받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금융팀들은 96∼97농구대잔치가 끝난 지난 1월이후 7개월째 개점휴업 상태. 실업팀들은 농구대잔치 이후 남자프로 원년대회의 오픈경기에 출전했지만 금융팀들은 아예 손을 놓았다.
WKBL가입팀 가운데 일부는 최근 프로화에서 한걸음 물러섰다. 금융팀들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이들을 여자실업연맹에 끌어들이기 위해 추파를 던졌지만 무산됐다.
이때문인지 금융팀들은 요즘 무력증을 호소하고 있다. 출전할 대회가 없으니 선수들을 채근해 훈련하기도 쉽지 않고 여고선수들을 뽑는데도 힘이 든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팀씩 「고사」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농구인들의 예상이다. 금융팀이 살 길은 없는가.
여자실업연맹의 한 관계자는 『금융단에도 프로농구 참가를 모색하는 팀이 있다』며 『이를 망설이는 것은 여자실업연맹을 와해시켰다는 손가락질을 받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열쇠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가」에 달려있다. 한팀이 프로화를 선언하면 프로로 가는 팀과 아마추어로 남는 팀이 저절로 가려진다.
금융팀을 인수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 국민은행과 서울은행 등의 전력은 실업팀을 오히려 능가한다. 이들을 인수해 창단하면 실업팀에 못지 않은 탄탄한 전력으로 프로원년리그를 뒤흔들 수 있다.
여자농구 프로화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금융팀도 서로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틀을 깨는 것이 공멸을 피할 수 있는 탈출구다.
〈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