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식 기자] 「원조」를 자처하는 유럽골프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2,3년사이 스타급 선수들이 속속 유러피언투어를 이탈, 미국PGA투어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2년전 「스윙머신」 닉 팔도(영국)가 「미국투어 전념」을 선언한 이후 유럽투어 4년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와 이안 우스남(웨일스) 등 거물들이 올시즌부터 「고향」을 등지고 미국무대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
또 미국PGA투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스웨덴의 신예 예스퍼 파네빅은 올시즌 유럽투어에 단 한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이유는 유럽투어의 총상금 규모가 약 7천만달러에 이르는 미국투어의 절반수준에 불과하기 때문.
특히 지난 17일 미국PGA투어 혼다클래식이 끝난 직후 발표된 우스남의 「폭탄선언」에 유럽 PGA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1년 마스터스 정상등극과 함께 세계랭킹 1위를 구가했던 우스남은 『지난해 유럽투어에서 4승이나 거뒀지만 세계랭킹은 34위로 떨어졌다』며 『초라해진 유럽투어보다는 돈벌이도 잘되고 자존심도 살릴 수 있는 미국 무대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우스남은 또 『지난해 4승으로 얻은 세계랭킹 포인트가 미국투어 1승보다 1백점이나 적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발빠른 미국PGA측은 이미 우스남에게 오는 2001년까지 미국투어 예선면제권을 부여한 상태.
이런 이탈현상은 올시즌 유러피언투어 상금랭킹에 여실히 나타나 몽고메리와 우스남 등 2명만이 톱10안에 들어있을 뿐 나머지는 무명선수들이다.
한편 「고사위기」에 놓인 유럽PGA측은 올초 『유럽 정규투어에 11번이상 출전하지 않으면 유럽투어 멤버십을 박탈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